무가당 차는 가볍게, 생강청·편강은 당류 주의…속쓰림과 곰팡이도 살펴야
[Cook&Chef = 송자은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강차 한 잔이 생각난다. 얇게 썬 생강을 물에 넣고 끓이면 처음에는 코끝이 찡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운맛이 부드럽고 깊어진다. 같은 생강인데 생으로 먹을 때와 익혀 먹을 때 맛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생강의 매운맛 성분에 있다. 생생강의 산뜻하고 날카로운 맛은 주로 ‘진저롤’에서 나온다. 생강을 가열하거나 말리면 진저롤 일부가 ‘쇼가올’로 바뀐다. 쇼가올은 입안에 오래 남는 묵직한 매운맛을 내기 때문에 익히거나 말린 생강에서는 따뜻하고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생으로 먹을까, 익혀 먹을까
생생강은 수분이 많고 향이 산뜻해 다진 양념이나 초생강, 무침에 잘 어울린다. 고기와 생선 요리에 넣으면 강한 향이 누린내와 비린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익힌 생강은 날것의 날카로운 향이 누그러지고 은은한 단맛과 깊은 향이 살아난다. 차와 조림, 찜에 잘 어울리는 이유다. 말린 생강은 수분이 줄면서 맛이 농축되므로 생생강보다 적게 넣는 것이 좋다.
다만 잠깐 끓였다고 진저롤이 모두 쇼가올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분 변화는 온도와 가열 시간, 생강이 생것인지 말린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무조건 건강에 좋다기보다 음식에 맞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강은 고려시대 의서인 『향약구급방』에도 약용식물로 기록돼 있다. 이후 생선과 고기의 냄새를 잡는 양념은 물론 생강차, 생강주, 정과와 생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메스꺼움과 구토를 줄이는 효과가 주로 연구됐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생강이 임신과 관련된 메스꺼움과 구토 완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상당수 연구는 일정한 용량의 보충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생강차 한 잔이 감기나 질환을 치료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생강차보다 달콤한 생강청·편강
생강을 먹는 방법에 따라 당 섭취량도 달라진다. 생강 조각을 물에 넣어 끓인 무가당 생강차에는 첨가당이 없다. 반면 생강청은 생강을 설탕이나 올리고당에 재워 만든 당절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대표 생강청은 중량의 절반 이상이 당류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생강청을 건강식으로 생각해 여러 숟가락 넣으면 당도 함께 늘어난다. 물에 희석하더라도 넣은 청에 포함된 당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는다.
편강 역시 얇게 썬 생강을 설탕과 함께 조린 간식이다. 한 조각씩 집어 먹다 보면 섭취량이 늘기 쉽다. 생강청과 편강 가운데 어느 쪽의 당이 항상 더 많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제품의 1회 섭취량과 당류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당을 줄이고 싶다면 생강을 직접 끓인 뒤 레몬이나 계피로 향을 더하고, 단맛은 필요할 때만 소량 넣는 것이 좋다.
많이 먹으면 속쓰림…곰팡이 핀 생강은 버려야
생강의 알싸한 성분은 위가 예민한 사람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 진하게 달인 차를 빈속에 마시거나 생강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속쓰림과 복부 불편감, 설사, 입과 목의 따가움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역류 증상이 있다면 연하게 끓여 식후에 조금씩 마시는 편이 낫다.
신선한 생강은 단단하고 통통하며 껍질에 상처가 적다. 향이 선명하고 잘랐을 때 속이 밝은 노란색을 띠는 것이 좋다. 반대로 표면이 미끈거리거나 눌렀을 때 푹 들어갈 정도로 물러진 것,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은 피한다.
곰팡이가 보인다면 해당 부분만 잘라내지 말고 통째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농촌진흥청은 일부 곰팡이독소가 끓이거나 튀기는 일반적인 조리로도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곰팡이 핀 생강을 차로 오래 끓인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손질한 생강은 물기를 제거해 밀폐한 뒤 냉장하고, 오래 보관할 때는 편이나 다진 상태로 나눠 냉동하면 편리하다. 생강은 생으로 사용하면 산뜻한 알싸함을, 끓이거나 말리면 깊고 따뜻한 매운맛을 즐길 수 있다. 무가당 차와 음식의 향신료로 적당량을 활용하고, 생강청과 편강은 당류를 살펴 먹는다면 가을 생강의 매력을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다.
Cook&Chef /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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