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본고장에 한식의 깊은 맛을 전달" 포부
[Cook&Chef = 유지상 기자, 이경엽 기자] “오랜 시간 품어온 두 가지 목표는 미쉐린 3스타 획득과 미식의 본고장 파리에 한식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밍글스를 처음 열었을 때의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유구한 역사를 존중하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간의 정수를 품은 한식의 깊은 맛과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서울 청담동에서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Mingles)'를 이끌며 한식 파인다이닝의 정점을 보여준 강민구 셰프가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입성한다. 강 셰프는 9월 17일 파리 럭셔리 호텔의 상징인 파크 하얏트 파리-방돔(Park Hyatt Paris-Vendôme)에 자신의 첫 파리 레스토랑 'SEOK'을 정식 오픈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건 공간, 한국 고유의 미학을 전하다
새로운 레스토랑 'SEOK'은 강 셰프 아버지 이름에서 따온 브랜드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자신의 문화적 뿌리에 바치는 깊은 헌사란다.
이곳은 한국 요리의 본질인 전통 장(醬)과 발효의 미학을 프랑스 최상의 제철 식재료와 결합한 컨템퍼러리 코리안 레스토랑. 서양식 조리법에 한국 요소를 단순히 가미한 퓨전 요리가 아니라, 한국 고유의 깊은 맛과 정서를 파리의 세련된 미식 씬에 진정성 있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24년 영문 저서 『장: 한국 요리의 영혼(Jang: The Soul of Korean Cooking)』을 출간하며 한식 전파에 앞장서 온 강 셰프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다.
건축과 미식의 조화… 차별화된 다이닝 경험
공간 디자인은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위고 토로(Hugo Toro)가 총괄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 문양을 직관적으로 차용하는 대신, 한국 방문 당시 느꼈던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감'을 소재와 빛으로 치환해냈다. 호박색 조명, 깊은 붉은빛 플라스터 벽면, 두드린 구리 등의 다채로운 질감이 어우러져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안식처를 완성했다.
다이닝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바(Bar) 프로그램 역시 돋보인다. 엄선된 샴페인 컬렉션은 물론, 프리미엄 라이스 위스키 '화요 X.Premium'을 베이스로 한 클래식 트위스트 칵테일, 전통 쌀 막걸리를 활용한 칵테일 등 SEOK만의 독창적인 주류 페어링을 제공한다.
파크 하얏트 파리-방돔의 고르카 베르가레체 총지배인은 "SEOK은 음식이 지닌 따뜻한 배려와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는 완벽한 호스피탈리티 경험"이라며 "한국의 깊이와 파리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명하는 독보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조화(Mingle)의 철학, 세계 미식의 심장부를 향해
서로 다른 것을 이질감 없이 어우르는 '밍글(Mingle)'의 본래 의미처럼, 강민구 셰프는 그동안 단기적인 화제성이나 화려한 기교에 휩쓸리기보다 묵묵히 재료와 시간을 존중하는 요리의 길을 걸어왔다.
2020년 홍콩에 문을 연 '한식구(Hansik Goo)'가 미쉐린 1스타를 유지하며 아시아 무대에서 한식의 저력을 입증한 데 이어, 이제 그의 시선은 파리 방돔 광장으로 향해 있다. 자신을 크게 포장하기보다 음식이라는 결과물로 증명해 온 그가, 파리 한복판에서 피워낼 새로운 한식의 장이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어떤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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