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안정호 기자]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가 제각각이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지난 6일 추석 차례상 비용을 전통시장 기준 30만2500원으로 지난해보다 3500원(1.2%) 올랐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는 39만7700원으로 6350원(1.6%) 올랐다고 봤다. 반면 이틀 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31만3089원으로 지난해보다 7281원(2.3%) 내렸다고 조사했다.
기관들이 분석한 이번 추석 차례상 물가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 숫자가 엇갈리는 건 조사의 표본과 시점, 품목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간 조사와 정부의 통계를 뜯어보면, 올해 추석 물가의 흐름이 오히려 명확하게 보인다.
사과·배는 내렸다
확실히 값이 내린 것은 과일이다.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사과, 배는 일조와 작황이 좋아 전년 대비 출하량이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추석 전 3주) 사과 출하량을 19.3% 배는 6.5% 늘 것으로 내다봤다.
출하량이 늘면서 값도 내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기준 지난 15일 사과(홍로·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2465원으로 지난해보다 3755원(14.3%) 저렴했다. '금사과'라 불리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배(원황·상품)도 10개에 2만7577원으로 13원(0.05%) 내렸다. 민간 조사에서도 사과, 배 가격 하락이 차례상 비용을 붙잡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돼지고기 오르고 애호박은 뛰었다
이번 여름 폭염과 폭우를 정면으로 맞은 축산물과 일부 채소는 가격이 올랐다. 한우는 올해 사육과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감소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도축 마릿수를 86만4000마리로 전망하며 전년 대비 8.8%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2028년까지 한우 도축 마릿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14일 기준 한우 1등급 100g당 소매가는 1만5408원으로 지난해보다 1739원(12.7%) 올랐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100g에 2899원, 목살은 2699원으로 지난해보다 147원(5.3%), 259원(10.6%) 비싸다. 이 같은 상승세는 한우 값이 오르면서 돼지고기로 수요가 옮겨간 이유도 있다. 하지만 10~11월 돼지 도축 마릿수가 늘어나 도매가격은 전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소 중엔 애호박 가격이 크게 뛰었다. 15일 기준 개당 2547원으로 지난해 1517원보다 1030원(67.9%)이나 가격이 뛴 것이다. 지난달 폭우로 일조량이 줄어든 여파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기상 여건이 호전되면서 출하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도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이번 주 가격 안정을 진단했다.
조사마다 달라…구매 요령은?
품목이 다양하다 보니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값이 내린 과일의 비중이 크면 '하락', 축산, 채소에 무게를 두면 '상승'으로 기운다. 여기에 조사 시점과 전통시장,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표본이 다르면 가격이 더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같은 조사 내에서도 어디서 물건을 사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다. 한 조사에서 4인 기준 차례상 비용은 25만원 정도였으나, 백화점은 48만원이 넘어 2배 남짓 차이가 나기도 했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식품부는 당초 590억 원 규모였던 할인 지원을 1490억 원으로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이달 30일까지로 한 주 연장했다. 아울러 유통업체 등 약 4000개소에서 가격 상승 품목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를 추진 중이다.
올해 추석 물가는 '올랐다', '내렸다' 한마디로 요약되지 않는다. 사과 등 작황이 받쳐준 품목은 내렸고, 사육 기반이 흔들린 품목은 올랐다. 소비자들에게 이번 차례상은 평균가격이 아닌 품목별 온도차를 읽는 것이 요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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