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이승우 기자]
가을 식탁을 꼬숩게 물들이던 전어가 자취를 감췄다. 금어기가 해제되며 남해안 조업이 본격화됐지만, 펄펄 끓는 바다를 견디지 못한 전어 떼가 연안을 등지면서 어민들의 그물에는 텅 빈 아쉬움만 걸려 올라오고 있다.
이례적인 '전어 가뭄'의 주범은 31도를 육박하는 기록적인 고수온이다. 보통 14~27도 사이의 수온을 선호하는 전어에게 30도가 넘는 연안은 생존이 불가능한 한증막이나 다름없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전어 떼가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버리면서, 최근 삼천포수협에 집계된 위판량은 4.29톤으로 곤두박질쳤다. 극심한 쓰레기 대란으로 조업이 힘들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불과 25% 수준에 불과한 처참한 성적표다.
물량이 자취를 감추자 가격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1kg당 9천 원대였던 산지 경매가는 단숨에 1만 6,400원 선까지 70% 이상 폭등했다.
비싼 기름값을 감수하며 출항해도 본전조차 건지기 힘든 어민들은 출항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횟집 상인들 역시 물건을 구하기 힘든 데다 훌쩍 뛴 가격에 소비자들마저 발길을 끊을까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열릴 지역 전어 축제를 앞두고, 바다의 열기가 식어 '집 나간 전어'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상황이다. Cook&Chef / 이승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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