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결정하는 최대변수는 ‘공제’
내가 사망하면 상속세를 얼마나 낼까?
[Cook&Chef = 정용선 칼럼니스트] 두 달에 한 번씩 만나 식사를 하던 분이 계셨다.
경기도에서 병원을 운영하시던 원장님이었다.
병원 개업 때부터 소개로 만나 오랫동안 좋은 인연을 이어오던 분이었다.
병원은 환자들로 붐벼 출근부터 퇴근까지 원장님은 바쁜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원장님의 몸무게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였다.
“원장님, 요즘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은데요?”
그러자 원장님은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다.
“당뇨 때문에 살이 좀 빠졌어요.”
나도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뒤 원장님은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암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장님 역시 평소에는 큰 이상을 느끼지 못하셨다고 한다.
그때부터 힘겨운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병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고, 결국 원장님은 투병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나셨다.
사람이 태어나면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
“상속세는 부자들만 내는 세금 아닌가요?”
많은 분이 상속세 이야기를 꺼내면 이렇게 생각한다.
“상속세는 재산이 아주 많은 부자가 내는 세금 아닌가요?”
예전에는 이런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어도 상속세를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무조건 상속세를 낸다”는 것도 정확한 말은 아니다. 상속세는 단순히 재산이 얼마인가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배우자가 있는지, 자녀가 몇 명인지, 배우자가 얼마를 상속받는지, 금융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채무가 있는지, 생전에 증여한 재산은 있는지 등에 따라 실제 세금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이번에는 돌아가신 원장님의 실제 재산을 바탕으로 상속세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한번 살펴보려고 한다.
상속세, 어떻게 계산하나?
우리나라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을 기준으로 각종 공제를 적용한 뒤 과세표준을 계산하고, 여기에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쉽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① 상속재산을 계산한다.
② 사전증여재산 등을 합산한다.
③ 채무·장례비 등을 차감한다.
④ 각종 상속공제를 적용한다.
⑤ 과세표준을 계산한다.
⑥ 상속세율을 적용한다.
⑦ 세액공제 등을 반영해 최종 세금을 정한다.
상속세율은 표와 같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1억원 이하 | 10% | |
| 1억원 초과~5억원 이하 | 20% | 1,000만원 |
|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 30% | 6,000만원 |
|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 40% | 1억6,000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6,000만원 |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상속재산 전체에 세율을 곱하는 것이 아니다. 각종 공제를 빼고 남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한다.
원장님 재산은 39억원이었다.
원장님에게는 배우자와 아들 한 명이 있다
사망 당시 남긴 재산을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아파트(1/2) 12억원, 은행예금 18억원, 연금보험 6억원, 종신보험 3억원. 그래서 총 재산이 39억원!
적지 않은 재산이다.
그렇다면 가족들은 상속세를 얼마를 내야 할까?
대부분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39억원이면 상속세가 엄청나겠네.”
그런데 실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생각과 상당히 다르다.
배우자와 아들이 법정상속분대로 받는다면
배우자와 아들 1명이 있는 경우 민법상 법정상속분은 배우자에게 3/5, 아들에게 2/5가 된다.
따라서 39억원을 법정상속분대로 나누면, 배우자(3/5)는 23억4,000만원, 아들(2/5)은 15억6,000만원이 된다.
여기서 상속세 계산의 중요한 변수가 등장한다. 바로 상속공제다.
상속공제에는 일괄공제, 배우자 상속공제, 금융재산 상속공제 등이 있다.
일괄공제 한도는 5억원이고, 배우자공제 한도는 30억원, 금융공제 한도는 2억원이다.
이 원장님 사례에 적용을 해보면, 일괄공제 5억원 + 배우자 상속공제 23억4,000만원 + 금융재산 상속공제 2억원으로 모두 30억4,000만원을 공제받게 된다. 총 상속재산 39억원에서 상속공제액 30억4,000만원을 빼면 결국 과세표준 금액은 8억6,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30% 세율을 적용하고 누진공제 6,000만원을 빼면, 8억6,000만원 × 30% - 6,000만원 = 1억9,800만원이다.
즉, 단순화한 이 사례에서는 39억원의 재산을 남겼지만 배우자의 상속세 산출액은 1억9,800만원이 된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여기서부터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 본 칼럼의 상속재산 및 세금 계산은 상속세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단순화한 사례입니다. 실제 상속세는 부동산 평가액, 금융재산, 채무, 사전증여재산, 배우자 상속공제, 보험금의 귀속관계, 각종 세액공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상속세 신고 전에는 세무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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