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신현우 기자]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식진흥원 이음홀에서 ‘누룩, 술·떡 그리고 커피’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 전통 발효의 근간인 누룩을 주제로 술과 떡은 물론 커피까지 영역을 확장한 활용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효 전문가와 커피 로스터 등이 참여해 누룩이 지닌 문화적 가치와 산업적 가능성을 공유하며 K-발효의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누룩 1호 명인 한영석, 누룩을 해외 커피 산지의 발효공정에 적용한 백석예술대학교 송호석 교수, 누룩 발효 원두를 로스팅하여 상품화한 블랙업커피 박태현 로스터,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한국전통음식문화를 강의하는 장나영 교수가 참여했다.
한영석 명인은 전통 누룩의 특징으로 다양한 미생물의 공존을 꼽았다. 누룩에는 곰팡이와 효모, 젖산균 등이 함께 존재하며, 곰팡이는 전분과 단백질을 분해하고 효모는 알코올과 향미를 생성한다. 젖산균은 산도를 조절해 발효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러 미생물이 함께 작용하면서 전통주 특유의 복합적인 맛과 향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는 증편을 만드는 발효종이 된다. 장나영 교수는 증편을 대표적인 발효 떡으로 소개하며, 막걸리 속 효모가 만든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폭신한 식감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편은 따뜻하고 습한 여름철 발효가 잘 이뤄져 여름을 대표하는 떡으로 자리 잡았으며, 발효를 통해 일반 떡보다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나영 교수가 직접 누룩 발효 커피를 활용한 증편도 함께 선보이며 전통 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누룩의 활용은 세계적인 기호식품인 커피로도 이어졌다. 송호석 교수는 페루 쿠스코 지역에서 생산한 게이샤 품종 커피에 한국 전통 누룩을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커피 발효는 원두를 볶은 뒤가 아니라 수확한 커피 체리에서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는 가공 과정에서 진행된다. 송호석 교수는 한영석 명인의 전통 누룩을 활용해 커피를 발효했으며, 이를 통해 커피 원재료가 지닌 고유의 향미를 유지하면서도 누룩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풍미를 더해 한층 다채로운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누룩 발효 커피를 제품화한 박태현 블랙업커피 로스터는 “좋은 커피는 좋은 원재료에서 시작된다”며 “누룩은 향을 덧입히기보다 잡미를 줄이고 부드러운 질감과 단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누룩이 술을 빚는 전통 발효제를 넘어 떡과 커피 등 다양한 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Cook&Chef / 신현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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