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진단한 '진짜 한식'의 미래
[Cook&Chef = 조연정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의 <우리들의 밥상> 전시가 관람객 5만 명(2026년 7월 31일 기준)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푸드의 뿌리가 평범한 밥상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인의 식문화와 밥상에 담긴 역사와 정서를 고고학, 미술, 유물 등 총 51개 684점의 전시품으로 보여주는 특별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음식 영상, 소리, 말, 체험을 더한 입체적 구성과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한식 전문가들의 참여로 더욱 깊이 있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12일에는 ‘우리 먹거리와 삶을 잇다’라는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식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한식의 방향성을 같이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K-푸드,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으로 접근해야
어느 때보다 K-푸드 열풍이 대단하다. 한국 라면 수출이 10년 사이 7배나 늘었고, 한국 식품이 70억 달의 수익을 내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어느 나라를 가도 한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한식의 가치는 어떤가.
첫번째 강연에 나선 이욱정 다큐멘터리 감독은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문화 측면에서 한식은 이제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이 됐어요. 데이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보면 안됩니다. 지금 K-푸드의 성공이 한식의 성공과 동일 시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봐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해외 시장에 많이 수출되는 한식은 라면, 소스, 냉동식품 등이라며 이런 식품이 한식의 뿌리가 되는 음식이 맞는지, 그리고 한식의 외형적인 성공이 내실 있는 성장인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한식의 미래를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미식 식사가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에 등재된 것은 재료를 고르고, 음식을 만들고, 테이블을 세팅하고, 먹으면서 대화하는 식사 문화가 다양성을 인정 받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종교 사상인 불교, 유교, 그리고 동학 정신을 담아 음식을 대하는 자세, 음식과 인간과의 관계, 음식과 자연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식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한식 문화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세계 미식 시장 합류
한식의 가치 알기 위해서는 세계 속의 한국 미식은 어떤 위치인지 확인해야 한다. 최정윤 난로학원 의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미식 나라의 사례를 통해 한국 미식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미식의 개념이 생기기 시작한 프랑스가 세계적인 미식 흐름을 끌고 가다 2000년대에는 스페인, 덴마크로 바뀌었어요. 최근에는 월드 50 레스토랑에 페루 레스토랑이 연속으로 선정되며 페루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럼 다음은 어디일까요? 바로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 음식에 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레스토랑의 중심인 2025년 뉴욕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중 12곳이 한식당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최 의장은 한식의 인기가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컨텐츠를 연구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식 문화의 고유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고, 세계인들도 한국 미식의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교류와 공유를 통해 한식의 가치 높이자
온지음 박성배 셰프는 우리 전통 식문화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연구하고 재해석해서 한식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식 코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유는 한식을 알리는 것도 있지만, 젊은 한식 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한식을 제대로 할 수 있게끔 알려줘야 한식이 발전다고 생각합니다.”
박 셰프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채식 레스토랑 ‘람드레’와 교류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공유를 통해 한식을 지킬 수 있다고 얘기했다.
“채식으로 만든 잡채를 만들고, 토마토 국물로 백김치를 만들어서 제공했어요. 전통 재료와 조리법을 현지 상황에 맞춰 바꿨는데 그 자체로도 좋아하더라고요. 콜라보를 통해 각자의 뿌리를 더 깊게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한식 문화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세계적으로 한식 문화가 인정 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들의 밥상> 전시는 오는 10월 25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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