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조연정 기자] 음식에 관한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이다.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고, 어떤 음식이 유행인지 인터넷에 검색하면 금세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한 음식이라고 해도 그 음식이 나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체질, 건강 상태 그리고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는 약이 되는 음식이 누군가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좋은 걸까. 사찰 음식 명장 1호이자 사찰 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선재 스님에게 답을 들어봤다.
계절의 기운 담고 있는 제철 음식
선재 스님은 제철에 나는 다양한 식재료를 균형있게 조합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봄에는 겨우내 움츠러든 몸을 깨우는 봄나물을 먹고, 여름에는 몸의 열을 식혀주는 오이와 보리, 가을에는 기운을 보충하는 버섯과 뿌리채소를 먹으며 겨울에는 저장하고 발효한 음식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불교 경전에 “계절에 따라 병이 생기니,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으면 병을 다스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제철 음식을 먹으면 그 계절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가 채워져 계절의 변화에 맞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는 뜻이다.
“그때그때 계절의 음식을 먹는 일은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계절에 따라 재료를 마련해둡니다. 봄과 여름에 거둔 것을 말리고 발효시켜 저장해두었다가 가을과 겨울이 되면 그 시간을 품은 음식을 꺼내 씁니다.”
즐겁게, 적당히 먹는 삼소의 마음
요즘 사람들은 자극적인 음식을 쫓고, 많이 먹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하지만 입맛을 당기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잘 먹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선재 스님은 한 숟가락일지라도 온전히 그 맛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자극적인 음식에 지친 몸에는 잣국수 한그릇이 더없이 정갈한 보양식이 된다. 사진 = 나무의마음 출판사
“불가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삼소三素’의 마음을 지니라고 합니다. 즐겁게 먹는 소식笑食, 채소를 중심으로 먹는 소식蔬食, 적게 먹는 소식小食 이 3가지에는 기쁨과 감사로 마음을 밝히고 절제로 욕심을 내려놓으며 채식으로 몸을 맑히는 삶의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잘 익은 김치와 따뜻한 밥 한 그릇, 된장찌개 그리고 담백한 반찬 몇 가지로 차린 평범한 밥상에는 삼소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자극을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며, 자연의 흐름에 따르다 보면 음식에 대한 집착이 아닌 음식이 가진 힘을 경험할 수 있다.
사람들이 스님을 만나면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때마다 선재 스님은 “요즘 나오는 제철 재료를 깨끗하게 조리해서 적당히, 알맞게 드세요. 건강한 사람은 그것만 드셔도 충분합니다.” 라고 답한다. 세상에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는 건강식이 아니라 내 몸과 계절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것이다. 그 시작은 제철 음식과 삼소의 마음을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음식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참고 자료 : <나를 살리는 음식들>(나무의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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