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구체화 부족’ 보완…의제 사전 안내·전문가 및 지역활동가 모둠 참여
[Cook&Chef = 이경엽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민이 직접 먹거리 정책을 제안하는 ‘먹거리 숙의기구’ 2년 차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해 도민들이 내놓은 16개 정책 제안 중 현재 우선 구체화 논의가 진행되는 안건은 7건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전북도는 내년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건을 1~2건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먹거리 숙의기구가 ‘제안’이라는 첫 단계를 넘어 실제 행정과 예산으로 이어지는 ‘실행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2년 차 운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북특별자치도 농식품산업과 먹거리정책팀 양미영 주무관에 따르면 지난해 숙의기구에서 나온 16개 제안은 관계 부서 검토를 거쳐 현재 전북 먹거리위원회에서 사업 실현 가능성과 구체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 주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숙의기구에서 사업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화가 사실상 되지는 않았다”며 “16개 전체를 사업화할 수는 없어 먹거리위원회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7개를 선정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선 구체화 대상으로 논의되는 7건은 ▲먹거리 취약계층을 위한 지역먹거리 보급 방식 다양화 ▲지역먹거리 교육 통합지원센터 구축·운영 ▲공공급식 공급 역량·기능 강화 ▲공공급식 영역 지역농산물 식재료 활용 ▲소비시장 다각화 신규 아이디어 사업 ▲‘삶의 먹거리 건강온도’ 도입 ▲친환경 농산물 우수성 홍보 및 교육 등이다.
나머지 제안에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과 내용이 겹치거나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 등이 포함돼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말 각각의 제안과 관련된 부서들의 검토를 진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먹거리위원회에서 정책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다만 논의 중인 7건 모두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 주무관은 “심화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7건 중에서도 한두 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먹거리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예산과 등 행정 내부 협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오는 9월까지 2027년도 본예산 편성에 앞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숙의기구가 제안한 정책 가운데 실제 사업과 예산으로 연결되는 첫 성과가 나올지는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첫해 ‘구체화 부족’…2년차 운영 방식 보완
전북도는 지난해 숙의 과정에서 나타난 제안의 구체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운영 방식도 일부 손봤다.
도는 지난 9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2026년 도민주도 먹거리 숙의기구’ 발대식과 제1차 워크숍을 열고 본격적인 2년 차 운영에 들어갔다.
먹거리 숙의기구는 「전북특별자치도 먹거리 기본 조례」 제17조에 따라 운영되는 도민 참여기구다. 도민이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먹거리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고 토론을 거쳐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숙의기구는 총 91명으로 구성됐다. 공개모집 신청자 118명 가운데 지역·성별·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한 신규 참여자 50명과 지난해 활동에 참여한 도민 20명, 전문가 및 지역활동가 21명이 참여한다.
특히 올해는 참여자들에게 논의할 의제를 사전에 안내하고 관심 의제에 따라 모둠을 구성했다. 각 모둠에는 전북지역 먹거리 활동가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도민의 의견이 보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양 주무관은 “올해는 숙의기구 참여자들에게 논의할 의제를 사전에 안내해 원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며 “모둠 안에 전북지역 먹거리 관련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정 실무자가 숙의 모둠에 직접 참여해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구조는 아니다. 도민과 전문가·지역활동가가 숙의 과정에서 제안을 구체화하고, 이후 관계 부서 검토와 먹거리위원회 논의, 예산 협의 등을 거쳐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숙의 과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은 마련됐지만, 도민의 제안이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의 실효성은 올해도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올해 10개 의제…공공급식·돌봄·마을부엌 등 논의
올해 숙의기구에서는 총 10개의 먹거리 정책 의제를 논의한다.
주요 의제는 ▲지역먹거리 교육 통합지원센터 구축·운영 ▲친환경 농산물 우수성 홍보 및 교육 ▲공공급식 지역농산물 활용 방안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지역먹거리 연계 방안 ▲지역사회 마을부엌 활성화 ▲주민 참여 먹거리 커뮤니티 비즈니스 ▲안정적 먹거리 생산을 위한 농업·농촌 지원 방안 등이다.
숙의기구는 앞으로 2·3차 워크숍과 전체회의를 통해 의제별 논의를 이어가고, 지난해 제안된 의제는 심화·보완하는 한편 새롭게 발굴한 의제도 함께 논의해 최종 먹거리 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고정삼 전북자치도 경제부지사는 발대식에서 “먹거리 정책은 행정만으로 완성될 수 없으며, 현장의 목소리와 도민의 다양한 경험이 함께할 때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먹거리 숙의기구를 통해 도민주권을 실현하고, 지역 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더욱 강화해 도민이 체감하는 먹거리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의제 사전 안내와 전문가·지역활동가 참여 등 운영 방식이 보완된 가운데, 숙의를 통해 나온 도민의 제안과 실제 정책 실행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2년 차 먹거리 숙의기구의 실효성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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