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허세인 기자] 창업 지원 정책, 스마트농업 확산, 농촌 한 달 살기 경험 등 각종 이유로 귀농·귀촌을 원하는 청년들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장벽을 뚫고 어렵게 진입해도 적응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농식품부가 2022년 발간한 '후계·청년농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청년농의 정착 방해 요인으로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단기간 내 정착 어려움, 도시 대비 취약한 인프라가 꼽혔다. 현장에 있는 청년농들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손꼽는 것은 수요에 맞춘 농지 확보량 증대, 판로 확대, 자부담율 완화, 콘텐츠 다양성을 갖춘 교육 제도 등이다.
정부는 농정대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청년농 지원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멘토링이나 실습을 통해 농업 경험을 쌓는 ‘예비농업인 제도’, 농지은행이 매입한 농지를 낮은 임대료로 대여해 주는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청년농이 원하는 농지를 농지은행이 대신 매입해 조건부 장기 임대하는 ‘선임대후매도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판로 마련은 지자체의 몫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남양주 ‘청년 농부 여유농 장터’, 보령 ‘청년농업인상생장터’, 제천 ‘영파머스마켓’ 등 곳곳에서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하반기에도 청년농이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리가 준비돼 소비자를 기다린다.
경기 감성농부의 도시나들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오는 18일~19일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운답원에서 경기 17개 시군 청년농업인 150명이 참여하는 청년농업인 장터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장터에서는 청년농업인이 직접 재배한 농특산물, 가공품을 판매한다. 포도 젤리·수제 쌀 도넛 만들기, 미니정원 꾸미기 등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기 좋은 이벤트도 준비했다.
작년에는 부스 이름부터 젊은 농부들의 독특한 작명법이 돋보였다. 현장에 방문한 소비자들은 각 시군이 강조하는 특산물과 가공식품을 둘러보며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쌀 관련 퀴즈를 맞히면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참드림 쌀을 증정하는 행사와 인기 부스 선정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도 젊은 감각이 뚜렷한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친환경농산물한마당
제주도는 오는 18일 제주시민복지타운 시청사 부지에서 제주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를 연다.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농산물을 키우는 농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그들의 농업 스토리를 나누는 자리다.
친환경 농산물을 담은 ‘자연상점’은 6개 부스로 꾸려지며 과일류(감귤·키위 등), 농산물류(고구마·표고버섯 등), 유기농 차, 토종 종자 등을 판매한다. 찾아온 소비자에게 농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소개하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특히 청년농부들을 위해 마련된 이야기마당에서는 MBTI를 활용한 농부력 테스트, 농사력 챌린지 등 재밌는 체험과 유기농 상품을 획득할 수 있는 채소 뽑기 이벤트가 준비된다. 제주 청년농이 키운 친환경 농산물 및 가공품을 구매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1차산업 미래 위해 다양한 지원 필요
청년농의 어려움을 듣고 이들을 다각도로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후계농을 양성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지금 당장 현장에 여러 계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정 층만 모인 집단은 연못처럼 고이기 마련이다.
나라의 근간을 책임지는 1차산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이 화합할 자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선배 농부들의 노하우에 청년층의 감각이 더해진다면 점점 영세해지는 1차산업도 희망찬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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