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조서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가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의 장기간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공정위 담합 사건 가운데 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사업자당 평균 1,361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제당사들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약 4년여간 총 8차례(인상 6회, 인하 2회)에 걸쳐 음료·과자 제조사 등 실수요처와 대리점 대상 B2B 설탕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공정위는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함께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원당 가격이 상승할 경우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맞추고, 가격 인상에 소극적인 수요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 대응했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인하 폭을 축소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대표·본부장급부터 영업임원·팀장급까지 직급별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공유했고, 거래처별 협상도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그 결과 제당사들은 가격 인상은 모두 관철한 반면, 인하 요인이 발생한 경우에는 인하를 최소화하거나 지연시켰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수요 기업과 최종 소비자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판단했다.
설탕 산업은 대규모 설비가 필요하고 고율 관세가 적용돼 진입장벽이 높은 구조다. 공정위는 이러한 과점 구조 속에서 과거 2007년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담합을 감행했고, 2024년 3월 조사 개시 이후에도 1년 이상 행위를 지속한 점을 중대하게 봤다.
조사 과정도 장기화됐다. 제당사들이 대면 회합과 전화 통화 위주로 의사연락을 해 명확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으나, 공정위는 약 1년간 수요처 조사 등을 통해 담합 정황을 구체화했고 이후 추가 조사로 전모를 확인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최근 고물가 상황에서 식료품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과점 사업자의 부당한 가격 인상 관행에 경고를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도 밀가루,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등 생활 밀접 품목의 담합 사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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