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정영 기자] 지난달 27일 경주에서 열린 한식문화페스티벌은 이번달 말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식의 뿌리를 재조명하는 무대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방송인 오세득 셰프와 경주시 지정 신라음식 명인 차은정 박사가 무대에 올라, 전통 방식의 잡채를 재현하는 쿠킹쇼를 선보였다.
행사 현장에서 두 사람은 약 한 시간 동안 요리를 함께하며, 당면이 없던 시절의 원형 잡채와 지역 식재료 활용법을 설명했다. 특히 조선 후기 고조리서 음식디미방에 기록된 방식대로 소고기 대신 꿩고기나 닭고기를 사용하고, 미나리·부추 등 제철 채소를 볶아내는 전통 조리법을 소개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차은정 박사는 “한국 음식의 뿌리는 신라에 있다”며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는 일이 곧 한식의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오세득 셰프 또한 “전통의 맥락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한식 세계화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쿠킹쇼는 단순한 요리 시연을 넘어, 음식이 곧 문화이자 외교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차 박사는 “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도 지역성과 전통이 담긴 음식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차 박사는 현재 신라음식 체험관 ‘라선재’를 운영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저서 『신라 임금님은 무엇을 먹었을까』 등을 통해 신라시대 음식문화를 연구·보급하고 있다.
이번 한식문화페스티벌은 전통음식의 뿌리를 재조명하면서 동시에 세계와 소통하는 한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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