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송미연 기자]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베이커리의 여름 풍경도 달라졌다. 부드러운 크림을 가득 채운 빵부터 제철 과일을 활용한 케이크까지, 쇼케이스를 채운 시원한 디저트들이 눈길을 끈다. 빵은 따뜻할 때 가장 맛있다던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차가운 온도와 여름 재료로 새로운 맛과 식감을 담아낸 ‘쿨(Cool) 파티스리’가 주목받고 있다.
차갑게 즐기는 여름 파티스리
올여름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제품의 형태와 재료에 따라 차가운 온도를 즐기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뚜레쥬르의 ‘쫀득 딸기우유 크림빵’은 살짝 얼리면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처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쫀득한 빵과 차가운 딸기우유 크림이 어우러져 기존 크림빵과는 또 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파리바게뜨 ‘망고밤 샌드’는 샌드 시트 사이에 망고 과육과 요거트 크림을 채워 차갑게 즐길수록 과일의 달콤함과 산미가 돋보이게 했다.
지역 명물로 자리 잡은 대전 성심당의 ‘샤인멜론시루’는 요거트 생크림에 샤인머스캣과 머스크멜론을 풍성하게 더해 생과일의 싱그러움과 크림의 부드러움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티제의 ‘클래식 쿠키슈’는 바삭한 쿠키 슈 속에 부드러운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채워 차가운 크림과 바삭한 슈의 대조적인 식감을 살렸다.
형태는 크림빵부터 샌드, 케이크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단순히 여름 재료를 얹는 데 그치지 않고, 온도 자체를 식감과 풍미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차갑게 먹는 빵, 왜 특별할까?
그렇다고 아무 빵이나 냉장고에 넣는다고 '쿨 파티스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차갑게 즐기는 빵이 특별한 이유는 식품 과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식품과학 분야의 연구들에 따르면, 빵은 냉장 보관하면 전분의 노화가 촉진돼 조직이 단단해지고 수분감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냉동 상태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크게 늦춰진다. 때문에 빵의 종류와 재료에 따라 차가운 온도에서도 맛과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조합이 중요하다. 생크림이나 커스터드, 요거트처럼 수분감이 있는 필링을 활용하거나, 제품 특성에 따라 살짝 얼렸을 때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에서도 여름철 ‘온도’를 제품 기획의 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망고밤 샌드는 차갑게 즐겼을 때 과육의 달콤함과 크림의 산뜻함이 가장 완벽한 균형을 이루도록 개발된 제품”이라며 “식후 냉장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온도'를 강조한 제품들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역시 차갑게 먹을수록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쿨브레드’를 선보이며 여름철 베이커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계절을 담는 새로운 방법, '온도'
베이커리가 계절을 표현하는 방식도 한층 섬세해졌다. 제철 과일이나 시원한 색감을 활용하는 데서 나아가, 이제는 ‘어떤 온도에서 즐기느냐’까지 맛과 경험의 한 요소로 다룬다.
갓 구운 빵의 온기 대신, 냉장 쇼케이스에서 막 꺼낸 차가운 한 입이 반가운 계절. 올여름 베이커리에서는 온도 자체가 식감과 풍미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레시피가 되고 있다.
Cook&Chef / 송미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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