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 시 주의점과 맛있게 즐기는 법까지, 은행 200%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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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을이면 어김없이 길거리 바닥에 가득 흩어져 있는 은행. 고약한 냄새 때문에 종종 골칫거리 취급을 받지만, 그 속에 든 영양과 효능만큼은 어떤 식재료에도 뒤지지 않는다. 수천만 년 전부터 존재하며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과거에는 ‘푸른 보약’이라 칭해질 만큼 귀한 식재료였다. 가을철 기침·감기 예방은 물론 혈액순환 개선, 피로 회복, 피부 건강까지 폭넓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혈관부터 호흡기까지 챙기는 슈퍼푸드
은행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혈액순환 개선이다. 풍부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고혈압·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혈류 개선은 곧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촉진해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타민 C와 레시틴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며, 특히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예부터 한의학에서는 은행을 기침·천식 완화 약재로 사용해왔고, 현대 의학에서도 항산화·항염 효과가 일부 입증됐다.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테르페노이드 성분이 보습 작용을 돕고 주름 생성을 억제해 노화를 예방한다. 실제로 꾸준히 섭취하면 피부의 수분 유지력과 탄력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취 시 주의점은 ‘적정량’과 ‘조리법’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도 과유불급이다. 은행에는 ‘메틸피리독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소량 함유돼 있어 과다 섭취 시 구토, 어지럼증, 경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성인은 하루 10알 이하, 어린이는 2~3알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날것으로 먹을 경우 독성 위험이 커지므로 반드시 껍질과 과육층을 제거하고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손질 과정에서 외피의 빌로볼 성분이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어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쉽게 벗기려면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기름을 두른 팬에서 굴려 볶은 뒤 찬물에 헹구면 된다. 속껍질까지 제거한 후 조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는 법
은행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볶음이다. 소금을 약간 넣고 볶으면 은은한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 간식이나 술안주로 제격이다.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은행밥으로 즐기면 고소한 향과 풍미가 더해지고, 죽에 넣어 끓이면 위가 약한 노약자에게도 좋은 보양식이 된다. 전을 부칠 때 재료에 다져 넣으면 은은한 향이 배어 한층 풍미가 깊어진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오과차’도 있다. 호두·밤·대추·생강과 함께 은행을 달여 만든 차로, 감기 예방과 천식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바람과 함께 거리에 떨어진 은행이 그저 불쾌한 냄새의 주범으로만 느껴졌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보자. 하루 10알 이하의 적정량을 지켜 안전하게 조리한다면, 은행은 혈관과 호흡기, 면역력까지 챙기는 가을 최고의 ‘보약’이 될 수 있다. 올가을, 건강한 은행의 힘을 식탁 위에서 만나보자.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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