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이승우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미식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기록적인 엔저(원·엔 환율 하락) 특수를 누리며, 예약이 치열한 유명 레스토랑을 넘어 일본 미식의 집약체라 불리는 '데파치카(デパ地下·백화점 지하 식품관)'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데파치카는 일본 백화점의 지하 식품 매장을 일컫는 말로, 전국 각지의 최고급 특산물부터 하이엔드 디저트, 장인이 만든 프리미엄 도시락(벤토)이 한자리에 모인 거대한 미식 테마파크다. 과거에는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해 관광객보다는 현지 부유층의 소비 채널로 인식됐지만, 최근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궁극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미식 코스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유통업계 매출 1위인 신주쿠 이세탄을 비롯해 긴자 미츠코시, 도쿄역 다이마루 등 주요 백화점 식품관은 매일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룬다. 한정판 프리미엄 디저트와 유명 노포(老舗)의 팝업스토어 메뉴를 선점하려는 관광객들의 '오픈런'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1만~2만 엔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식당에 가지 않아도, 2천~3천 엔(약 1만 7천~2만 6천 원)대면 최고급 와규 도시락이나 미슐랭 스타 셰프의 델리(惣菜)를 맛볼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러한 데파치카의 폭발적인 인기는 연일 35도를 웃도는 일본의 살인적인 폭염과도 맞물려 있다. 땀 흘리며 야외 맛집 앞에 길게 줄을 서는 고생을 피하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쾌적한 백화점에서 다양한 최고급 음식을 테이크아웃해 호텔 객실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이른바 '셀프 인룸 다이닝(Self In-room Dining)'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일본 고유의 장인 정신이 담긴 식음료 큐레이션에 엔저라는 가격 경쟁력, 그리고 쾌적한 소비 환경까지 더해지며 데파치카는 올여름 일본 미식 여행의 새로운 성지로 떠올랐다.올여름 일본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뙤약볕 아래 긴 웨이팅 대신 이곳에서 취향껏 고른 럭셔리 도시락으로 나만의 '셀프 인룸 다이닝'을 경험해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Cook&Chef / 이승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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