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K-푸드, APEC 무대서 글로벌 소비 이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천년고도 경주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2025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만찬을 개최하며 31일까지 이어질 글로벌 협력의 서막을 열었다.
이번 서밋은 APEC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 국제기구 대표 등 약 1,000여 명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인 포럼으로, 올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을 맡았다.
경주 특산식과 전통주로 꾸려진 환영만찬
이날 만찬은 ‘Bridge, Business, Beyond(연결·비즈니스·그 너머)’라는 올해 APEC 주제를 반영해, 한국의 맛과 멋이 어우러진 자리를 연출했다.
메뉴에는 경주 한우와 동해 전복, 이사금 백미 등 지역 특산물이 활용된 한식 요리를 비롯해, 할랄·비건 메뉴까지 각국의 식문화를 고려한 구성이 더해졌다. 만찬주는 경북산 와인과 국내 수상 전통주가 선정돼 한국 주류의 품격을 세계 정상들에게 소개했다.
KBS교향악단의 연주와 팝페라 그룹 포레스텔라의 무대가 이어지며, 음악과 미식이 조화를 이룬 ‘K-클래식 & K-푸드’의 향연으로 행사는 절정을 맞았다.
글로벌 무대에서 빛난 K-푸드 브랜드
이번 APEC CEO 서밋은 단순한 외교·경제 행사를 넘어, K-푸드 산업이 세계와 만나는 자리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101억1,000만 달러(약 14조 5,0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라면과 김이 수출 성장을 주도했고, 이제는 ‘한국산’보다 ‘K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APEC 현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공식 협찬사 66곳 중 29곳(약 44%)이 K-푸드 관련 기업으로, CJ제일제당·농심·SPC·교촌치킨·동아오츠카 등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세계 정상들에게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컵밥·김스낵 등 K-간편식을, 농심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신라면 1만 개를 협찬해 주목받았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곶감 파운드’와 ‘약과 티그레’ 등 한식 디저트를 회의 다과로 선보였고, 교촌치킨은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 밤’을 APEC 외교통상합동회의 공식 만찬주로 내놓았다.
이 밖에도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나랑드사이다, 제주개발공사는 무라벨 제주삼다수, hy는 발효유 ‘윌’, KGC인삼공사는 정관장 제품을 각 정상 숙소에 비치하며 한국의 건강 식문화를 알렸다.
K-푸드, 외교를 넘어 문화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 정상과 글로벌 CEO들이 모인 APEC 무대는 K-푸드 브랜드에 있어 가장 강력한 홍보의 장”이라며 “김치·불고기·비빔밥으로 대표되던 1세대 K-푸드에서, 라면·김·디저트·건강식품으로 확장된 2세대 K-푸드 시대가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APEC 서밋이 ‘K-푸드 외교’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역 식재료로 구성된 경주 만찬에서부터 글로벌 브랜드가 협찬한 간편식·음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식문화가 세계와 연결되는 상징적 순간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경주의 맛과 한국의 기술, 그리고 K-푸드의 세계화가 어우러진 이번 서밋은, ‘음식으로 소통하는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남을 전망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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