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Academy
고객이 만족하는 조리사를 키운다!!
광주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조리학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조리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이는 과거 조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으로 읽힌다. 조리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는 것만으로 요리사를 평할 수 없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좋은 요리사라 할 수 있다.’
[Cook&Chef 김형종 기자] 광주대학교 경영대학 호텔외식조리학과(이하 조리학과) 지난 2012년 신설된 학과다. 하지만 2년도 채 되지 않았다고 무시하다간 말 그대로 ‘큰코’를 다치기 십상이다.
짧은 역사지만 실력으로 승부한다
신설학과로서는 이례적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 음식문화의 세계화, 대한민국의 특별한 맛과 멋’을 주제로 열린 ‘2012 대한민국 국제요리 경연대회’에서 금메달만 4개를 수상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탓이다. 이러한 바탕에는 학생들의 열정과 김헌철 교수와 같은 실력 있는 교수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광주대 조리학과는 철저하게 현장중심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 중심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즉, 단순한 조리를 넘어 세세한 사항까지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김헌철 교수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학교수업만으로 모든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란 사실상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광주대는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각종 동아리를 활성화하여 면학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각 요리대회를 목표로 하는 ‘요리대회동아리’ 등을 만들어 학생 참여를 유도한 것이 좋은 예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수업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성과는 곧바로 나타나 광주대 조리학과는 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참된 자기 발견의 요람
조리학과는 많지만 남도에 위치한 광주대 조리학과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헌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물론 학생들의 요리실력을 탄탄하게 하는 게 학과의 목적이겠죠. 그런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대학의 역할이 단순히 스킬을 가르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게다가 학과수업만으로 모든 스킬을 연마한다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학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지 않으면 제대로 된 교육이 힘들죠. 때문에 저는 조리사 되기 전에 먼저 건전한 인격이 우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그런 기본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훌륭한 셰프가 되기는 힘들겠죠.”
그러면서도 그는 적당히 졸업만 하는 학교가 아닌 졸업 후 어느 분야에 취업을 해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이 되도록 훈련시킨다. 다시 말해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학생들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김헌철 교수는 특급호텔을 포함하여 16년간 셰프로서 활동하다 장안대를 거처 지난해 광주대 조리학과 지도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자신이 현장에서 습득한 다양한 기술과 셰프로서의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교수직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셰프란 무엇일까.
“당연히 음식을 잘 만들어야겠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통솔력일 겁니다. 주방은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라 할 수 있죠. 지휘자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하는 것처럼 셰프의 통솔력이 좋은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엉망인 연주가 되듯 요리도 그렇게 되는 겁니다. 굳이 서열을 나누자면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요리실력, 다음이 외국어실력이 되겠네요.”
김헌철 교수의 궁극적으로 교육이란 건전한 인격은 물론이고 사회에 진출하여 직업을 통해 스스로 자아를 실현할 만한 전문성을 길러주는 과정일지 모른다. 이는 대학이 현실적인 직업세계와 곧바로 연결되는 과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의 교육이 구체적이지 않다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란 힘들 것이다. 그래서 광주대 조리학과는 사회에 필요하면서도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가 각종 대회에서의 수상으로 나타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거기에 더해 한마디 덧붙여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능력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 점에 주목해서 학생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계발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입니다. ‘너는 이런 재능이 있으니 이걸 이렇게 해봐.’ 하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인지 많은 수상경력만큼이나 광주대 조리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올해 대학 수시마감에서 국립대학을 포함해서 광주대 조리학과는 전라도권 내 입시지원에서 1등을 차지했다. 지원학생들, 즉 수요자가 먼저 광주대 조리학과의 가치를 알아본 것이다. 이제 고작 2년도 안 된 학과인데도 말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현재 최고학년이 2학년인 광주대 조리학과의 미래를 기대해 볼 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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