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불룩한 모양새가 참 못생겼다. 게다가 한 사람 쯤은 거뜬히 목숨을 앗아갈 만큼 맹독을 지니기도 했다. 그런데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별미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목숨을 걸고라도 먹어야한다는 복어요리. 제주에서 이름난 복어요리 전문점을 찾았다.
writer _김철우 기자/ photo _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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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 海 · 珍 · 味
제주 만부정(滿富亭)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일찍이 ‘죽음과 맞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복어요리는 캐비아(철갑상어알), 퓨아그라(거위간), 트뤼플(떡갈나무 버섯 혹은 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음식이다. 어디 맛 뿐인가 <동의보감> 에는 “복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많으나 허(虛)한 것을 보(補)하고 습(濕)을 없앤다” 고 복어의 효능을 강조하고 있다. 저칼로리, 고단백질에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이만한 음식이 없다.
복어요리, 세계 4대 진미식품 중 하나
복어 회의 경우 살이 두꺼우면 씹히는 맛이 떨어지므로 보통의 회 보다 얇게 뜨는 것이 특징인데 만부정의 복어 회 역시 하늘거리는 것이 접시의 무늬가 다 보일 만큼 투명하다. 미나리, 인삼과 함께 고추냉이를 찍어 먹으니 코 끝에 머물던 향취가 입 속에서 퍼지며 녹아내릴 듯 부드럽다. 치명적인 독의 위험을 불사하고서라도 복어를 찾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일본까지 가서 복어요리를 습득해온 손정균 대표의 생각은 간단한다. 오시는 손님들에게 부(富)가 넘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하며 그 건강을 지켜 드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의 재료로 세계인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복어회와 함께 시작한 것이 ‘랍스터 산해진미’라는 이름으로 내오는 자연산 송이버섯이 들어간 랍스터 요리다. 카나다에서 직수입하는 랍스터와 러시아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들여오는 자연산 송이의 만남은 탄성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가히 32년 요리경력의 결정체라 할만하다. 자연산 송이의 향과 랍스터의 구수함이 만나 산(山) 해(海) 진미(珍味) 이름 그대로다.
랍스터와 자연산 송이버섯의 맛
(사)한국조리사회중앙회 제주도지회장을 8년간 역임하고 제주식품개발연구소 이사장, 동려교육문화 원장 등의 이력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손 대표는 항상 공부하고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35년 요리 경력이 훌쩍 지난 지금도 모든 식재료를 직접 구매할 정도로 요리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부인도 국내 복어요리 1호 자격증(여자) 을 취득할 만큼 복어요리로서는 가족이 모두 전문가인 셈이다.
* 제주시 사장길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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