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종류는 발효정도와 채엽시기에 따라서 다양하다. 또 맛과 향도 찻잎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 따라 여러 가지다. 차를 끓일 때의 여러 가지 조건도 맛에 큰 영향을 준다. 차맛은 물의 온도와 시간, 차의 종류와 차의 상태, 다관 등에 따라 달리 난다. 맛있는 녹차를 우려내기위해 가장 우선돼야하는 것이 찻물을 잘 써야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깨끗한 샘물이 바람직하고 정수된 물이나 수돗물일지라도 옹기그릇에 하루 정도 받아두었다가 쓰면 좋다. 또 물을 끓일 때에도 먼저 센 불에 끓인 다음 약한 불에 잠깐 뜸을 들여 잘 익은 물을 써야 한다. 고급차는 60~70℃가 적당하고 중급차는 70~80℃, 하급차는 80~90℃의 온도에서 2~3분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다.
차를 따를 때도 한꺼 번 찻잔에 따르는 것보다는 세 차례에 나눠 따르는 것이 좋다. 찻물은 섬세해서 공기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음식을 만들 때와 같은 정성이라 하겠다. 차는 세 가지 정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차를 만드는 정성이고 둘째는 차를 우려내는 정성, 셋째는 차를 마시는 정성이라 한다. 그중에서 마시는 정성이 제일 중요하다. 차를 마실 때는 오감을 동원해서 마셔야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혀로 담백한 차 맛을 느끼고 코로는 그윽한 차의 향을 맡고 눈으로는 녹색으로 우러난 차색을 보며, 손으로는 따뜻한 차의 온기를 느끼며 귀로는 차 따르는 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는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마시는 것이라 한다.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내는 여유를 통해서 현대인들의 온갖 시름과 초조함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녹차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래서 차나무의 성품같이 변덕스럽지 않고 진중한 성격을 갖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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