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Story
'열정과 재능 없는 조리사는 존재가치가 없다' -알랭 뒤카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총주방장 왕성철 셰프
조리복보다 정장이 더 어울리는 임패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의 조리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왕성철 총주방장. 댄디한 그의 스타일이 프로 패션모델 못지않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동안을 조리사의 외길로만 걸어온 요리의 신 왕성철 셰프.
[Cook&Chef 김형종 기자] 카리스마가 엿보이는 그의 부드러운 미소를 받으며 이태리 식당 ‘베로나’에 들어섰다. 객쩍은 생각을 하며 만난 그는 약간 상대방을 긴장시키는 엄격함이 살짝 엿보였다. 이내 부드러운 미소로 어색함을 피하는 그는 크게 심호흡으로 긴장감을 풀었다. 국내 순수 자본의 호텔 브랜드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을 처음 개관할 때부터 현재까지 25년의 ’임페리얼 탤리스 서울‘ 역사를 함께 해온 산 증인이며, 백여 명이 넘는 조리사와 호텔 내 모든 레스토랑을 지휘하는 총주방장이 된지도 올해로 14년이 된다. 재임기간 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기억된다는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추억하며 말문을 열었다.
"G20을 준비하는 동안 정부 합동 위생점검팀의 점검이 3차례나 있었습니다. 대통령실 경호팀과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수산식품부등 5개 부처 합동 팀이 불시에 나와서 식자재의 원산지나 유통경로, 조리과정과 보관과정 등을 꼼꼼히 점검했는데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호텔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지요. 당시 제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G20 정상회의’ 기념 한정식 코스메뉴는 ‘G20 정상회의’ 당시 외국의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그리고 또 다른 나라의 현지 수상 한 분 등 몇 분의 VIP를 모셨습니다. 호텔에 머물렀던 브라질 정상은 저의 메뉴에 찬사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G20 정상회의’ 기념 메뉴는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20층에 위치한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에서 ‘전통 궁중 한정식’ 메뉴로 고정되었습니다. 2012년 3월, 서울에서 개최해 50개국의 VIP들이 방문한 ‘핵안보 정상회의’ 때도 ‘G20 정상회의’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일은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의 기억으로 남아 있읍니다."
왕성철 총주방장의 눈빛이 반짝이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가는 지난 일들을 회상하고 있었다. 2012년도 5월, 대전에서 열린 ‘2012대전세계조리사대회’에서도 대회장을 맡아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바쁘게 치렀다고 한다. WACS(World Association of Chefs Society)는 1928년 파리에서 설립된 세계조리사회 연맹으로 현재는 82개의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012년 35번째 세계총회를 한국에서 열었던 행사였다. WACS를 생각하면 지금도 숨이 가쁘다고 한다. 2008년경에도 잊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디너 행사에서 실수로 아랍계 고객에게 미트 소스가 들어있는 요리가 나간 일이 있었단다. 종교와 관련된 문제이므로 큰 컴플레인이 발생 할 수도 있는 문제였으나 그 고객에게 빠른 대체 메뉴의 제공과 왕 셰프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고 마음을 푼 것은 물론, 행사 종료 후에 감사의 편지까지 보냈다고 한다. 큰 규모의 행사에서 긴박했던 상황을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진땀이 날 정도라고 한다.
"전문가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목표를 세워 지속적으로 자신을 개발한다면 어느 조직에서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프로패셔널한 조리사라면 꾸준한 인내심과 성실함을 가지고 자기 관리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이 기회가 되어 돌아 올 것이다."
이 말은 후배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항상 되새기는 다짐이리라. 항상 자신을 다시 세우고 자신을 컨트롤 하지만 그도 가끔은 슬럼프를 겪는다고 한다. 그러한 슬럼프를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좀 더 여유를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 행복의 조건 중에 으뜸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어려울 때가 있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진정으로 좋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왕성철 총주방장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시간이 나는 날이면, 전국 유명한 식재료 특산지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지역의 대표 식재료를 구해와 호텔 요리에 접목시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남 고흥에서 직접 양질의 매생이를 구입해서 ‘매생이 크림 파스타’ 메뉴를 개발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크림 파스타에 매생이를 접목시킨 것이다. 매생이의 부드러운 특성과 치즈, 크림이 아주 잘 어울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스프, 피자, 파스타 등에 활용하고 있다. 외국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고,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요즘은 소스를 크게 활용하지 않고 식자재 순수의 맛을 충실히 살리는 데에 중점을 둔 요리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도 로컬 푸드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현지 직구매 시스템을 적용하고 산지 식자재를 발굴해 신선하게 고객들에게 제공 합니다. 요즘 조리업계 트랜드를 보면 몇 년 전부터 웰빙 바람을 타고 고객들이 건강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근래에는 음식 고유의 맛과 시각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우리 몸에 약이 되고 건강을 우선시 하는 요리 문화가 좀 더 빠르게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흐름들은 비록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웰빙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 슈퍼 푸드의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학 조리학과 강연을 하는 것처럼 일목요연한 요즘의 요리 트랜드 설명은 그의 성격처럼 정확했다. 늘 총책임자로서 직원들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고유의 맛과 현대인에게 맞춰 현대적인 맛을 동시에 활용해 고객들의 입맛에 맞추어 나가는 것이 요리의 매력이자 맛의 정의' 라고 요리의 맛에 대해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는 왕성철 총주방장은 요즘 한식 세계화에 대해 ‘한류 열풍으로 큰 이슈화 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지만 문제는 어느 정도 데이터베이스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논의되고 체계화시키는 구체화 하는 작업이 되어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 마디 전한다.
왕성철 총주방장은 호텔 내에서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26개 특 1급 호텔에서 근무하는 현직 한국인 총주방장들의 모임인 ‘Chef Table’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Chef Table’ 정기 모임 때마다 ‘한국의 식문화 형성’과 ‘더 나은 호텔 요리를 위해 한국 대표 호텔 주방장들이 나아가야 할 길’, ‘젊은 인재 양성’ 등에 대해 끊임없는 토론과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2011년 11월 설립 초기에는 ‘Chef Table’의 향후 운영 계획과 목표 이행을 위한 회의 및 플랜을 수립했고, 2012년부터는 칠레의 농·축산물을 수출하는 아그로수퍼(Agrosuper)가 ‘Chef Table’의 스폰서가 되어 Agro Star Challenge라는 꿈나무 조리사를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꿈나무 조리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Chef Table’의 지원 하에 KBS Scout 프로그램 특집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작년에는 특급 호텔 총주방장과의 특별한 만남을 콘셉트로 'Star Chef Summit'를 진행했다. 기회가 되는 학생들에게 더 할 수 없는 행운인 것이다. 또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총주방장들이 직접 참여하여 요리책을 출간할 계획도 세우고 있으며 책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방안도 모색 중에 있다. 행동하지 않는 진심은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왕성철 총주방장이 행하는 나눔의 진심은 현명하게 이루어지리라 본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인 알랭 뒤카스가 했던 ‘열정과 재능 없는 조리사는 존재 가치가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왕성철 총주방장은 “조리사는 뜨거운 열정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 요리는 열정을 쏟아 붓는 인생의 가장 큰 대상이자 멈출 수 없는 도전의 대상인 것 같다. 양질의 좋은 식재료, 훌륭한 조리사, 정성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때 가장 좋은 음식이 만들어 진다.”라고 말하고 있다.
요리의 세계는 넓고 끝이 없다. 해외출장을 통해 직접 세계 각국 현지의 트렌드를 경험하고 돌아와서 접목하기도 하고 다양한 웹 사이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는 그의 멘토는 조리사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진심 어린 권유를 하셨던 분과 진정한 조리사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또 한 분이 있다고 한다. 주위의 많은 훌륭하신 분들, 늘 조언과 충고를 아낌없이 주는 분들이 진정한 인생의 멘토일 것이다. 조리사로서 정점에 서있는 그가 우뚝 설 수 있게 용기를 주는 분들이 주위에 많다는 것은 왕성철 셰프 또한 그분들에게 든든한 의지가 되리라 생각된다. 또한 많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이자 롤 모델이 될 것이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호기심이 또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주위를 훈훈하게 할지 기대해 본다.
프로필
* 서울 국제 요리대회 심사위원
* 2012년 WACS ( World Association of Chef’s Society ) 대회장
* 2012년 Agro chef Star Chef Challenge competition 심사위원장
前 한국 조리사 중앙회 부회장
現 KCC 한국 총 주방장 Club 부 회장
現 Chef Table 회장 ( 서울 특 1급 호텔 현직 총 주방장 협회 )
現 세계 미식가 협회 (Chaine des Rotisseures)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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