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구(食口)‘로써의 가장 큰 의미를 잘 보여주는 것
최근에 세계적으로도 국내에서도 많은 사회적인 불안요소들이 발생하고 있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살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분쟁 속에 살아왔으며 지금도 인간 세상에는 다양한 분쟁과 나아가서는 전쟁으로까지 그리 달갑지 않은 이야기들로 뉴스가 채워지고 있다.
writer _김진호 (롯데호텔월드 중식당 도림 셰프) / photo _W Media
Food Column 셰프 미노
음식은 소통의 도구
밥상머리 교육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를 설득시켜야만 불필요한 논쟁이나 불협화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야말로 소통의 부재가 만연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직장의 동료들, 그리고 친구들, 가족들과도 일어날 수 있으며 우리의 주위에 다양하게 발생하며 예전과 다르게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통부재의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가 한동안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의뢰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 나의 음식강의의 주제는 가정에서의 음식을 통한 소통이었다.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그때 당시 필자가 강의를 시작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특정전문 분야의 실습강의만 하던 터라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무슨 강의를 해드려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또, 어떤 특정한 음식을 강의 해주기를 바란 어머니들에게 과연 나의 음식강의가 얼마나 유익하게 다가오고 또 얼마나 오래 기억 해주실까? 라는 순진한 물음에서 시작되었었다.
이 강의를 듣는 어머니들의 상당수가 중·고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분들이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또 남편들은 직장에 출근시킨 이후에 집안일을 마치고도 시간이 남아 할 일이 없는 동네 친구 분들끼리 시간을 가지고 즐기다가, 좀 더 유익한 것을 같이 하자하고 찾다가 요리를 배우자 하여 근처 지인의 음식재료 가게에서 만들어진 커리큘럼에 참가한 분들이었다. 헌데 이분들은 생각해보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상이 거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생각 한 것이 가족들이 다 같이 어울리는 음식으로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드려 보면 어떨까 하는 물음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서로 대화도 단절되고 생활권에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며 아내와 남편이, 아이와 부모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니 아이들을 위한 희생의 삶을 사는 보모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의무와 당연한 희생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고, 아이들 또한 부족한 인성으로 인해 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의 작지만 큰 출발점을 셰프인 필자는 사람들이 말하는 밥상머리교육에서 찾아보았다. 밥상머리교육은 어릴 때부터 적용되지만, 필자는 이것이 어른들에게도 중요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해하는 데에 가장 쉽고도 빠르게 자신의 마음을 열수 있는 것은 음식이다.
음식만큼 소통의 고리를 잘 만들어 주는 것이 있을까?
나라와 나라의 중요한 만남도 오찬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남녀가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룰 때에도 상견례식사자리를 통하여 인사를 한다. 하물며, 음식을 차려놓고 가족들이 같이 말하고 경청하며, 웃고 즐기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 이것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있을까?
외식도 좋은 방법이겠으나 비싸지 않은 재료를 활용하여 쉽고 빠른 조리법으로 파티음식 못지않은 멋진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이보다 더 소중한 기억은 없을 것이다. 엄마가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먹고 음미하며, 그 사랑을 가슴에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오늘 하루를 산다는 것은 정말 삶에 커다란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식구(食口)‘로써의 가장 큰 의미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그 누구라도 냉장고의 각종 음식재료들을 이용하여 가족들과 함께 할 귀한 시간을 상상하며 음식 만들기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Cook&Chef 조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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