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법을 새롭게 해서 현지화 승부
[Cook&Chef = 조연정 기자] 지난 9월 K-푸드 수출이 최단 기간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만큼 우리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출 품목을 들여다보면 라면이나 만두 등 간편식 위주이며 전통 한식 수요는 미비한 편이다. 간편식과 전통 한식이 함께 성장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한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최근 식품 업계에서는 ‘김치’에 주목하고 있다. 고유의 특징은 살리면서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거듭나는 김치의 색다른 모습을 따라가본다.
보고, 먹고, 즐기는 김치를 활용한 식품들
김치 맛은 살리면서 색다른 시도로 트렌디함을 살렸다. 사진 = 세계김치연구소
얼마전 세계김치연구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흥미로운 투표가 있었다. ‘2026 김치 스타트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개발한 김치 활용 시제품을 공개하고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연구기관의 기술이 더해져 나온 제품을 보면 김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전통 장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김치 소스, 단호박과 가루쌀을 활용해 만든 김치 스프레드, 김치 발효 풍미를 접목해서 만든 김치 소시지, 김치를 활용한 전통 디저트, 김치와 페이스트리를 결합한 붕어빵 등 김치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더다듬 홈페이지
사실 김치를 활용한 가공식품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김치를 넣은 라면이나 만두, 호빵에서 더 나아가 과자, 너츠 등에도 김치 맛이 더해졌다. 김치전 가장자리의 바삭함을 살린 스낵, 김치 라면이나 김치뚝배기의 맛을 가미한 감자칩, 김치 시즈닝을 뿌린 아몬드 등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김치 가공식품은 특유의 감칠맛과 매운맛이 더해져 김치를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냄새는 잡고, 보관은 용이하게
분말을 넣고 비비면 김치가 완성된다.
사진 = 더밥 홈페이지
김치는 발효 음식이기 때문에 보관법과 냄새 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김치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제어하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온유통 기술, 그리고 수입국의 통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좀더 쉽게 김치를 수출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파우치 형태로 포장된 김치와 캔 김치는 냄새 걱정 없이 어디서든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보관하기도 편하다.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동결 김치 블록과 배추만 있으면 양념 걱정 없이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김치절임분말도 출시됐다. 또한 최근에는 김치를 얼리지 않으면서 발효 속도를 늦추는 과냉각 기술을 적용해 수출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접근
대형 식품업계에서는 김치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지에 공장을 직접 운영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대형 마트에 입점해서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김치 가공식품 개발뿐 아니라 배추김치, 깍두기, 갓김치 등 다양한 종류도 선보이고 있다. 또 호텔에서 만든 김치 브랜드를 면세점이나 기내에 제공해 프리미엄 김치 시장도 구축하고 있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김치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 김치 본연의 전통과 맛은 이어가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보관법도 다르게 하고, 색다른 가공식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K-푸드 수출 100억 달러 시대에 차세대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치의 끊임없는 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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