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을 넘어 문화유산으로… 조리 교재부터 궁중 상차림 재현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한 식문화 전승의 장
[Cook&Chef = 조용수 논설위원] 한국조리박물관(관장 최수근)은 14일 제6회 특별기획전 「손맛: 대를 잇는 손, 시간이 빚은 맛」 개막식을 개최하고, '손맛'을 하나의 조리 기술을 넘어 기록과 전승을 통해 이어지는 생활문화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조명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권호웅 안성시문화예술사업소장, 조한희 한국박물관협회장, 문미옥 경기도박물관협회장, 박석규 안성문화원장, 조진영 조병화문학관장, 신인영 야장, 한춘섭 명장, 진양호 경기대학교 명예교수, 임명자 일죽면기업인협의회장, 공춘식 ㈜도드람LPC 대표이사, 이강민 제7공병여단장, 김미화 전 안산문화재단 이사장, 배우 노주현 등 지역 사회 및 문화·예술·학계·산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전시 개막을 축하하고, 우리 음식문화의 기록과 계승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함께 나눴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안성시 「2026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우리나라 민간 조리교육의 한 축을 이뤄온 한 가족의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하예정(장녀), 하선정(차녀), 하숙정(막내) 세 자매에게서 시작된 손맛은 하숙정 선생의 딸인 요리연구가 이종임을 거쳐 그의 딸 박보경 교수로 이어졌다. 전시는 이처럼 3대에 걸쳐 계승된 손맛의 기록을 중심축으로 삼아, 조리 기술이 경험과 감각을 넘어 기록과 교육, 계승의 문화로 발전해 온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이번 전시의 핵심 콘텐츠인 「21세기 임금님의 수라상」은 그동안 기물 중심의 고증 전시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전통 궁중 수라상의 구성과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실제 음식과 상차림으로 재현해낸 특별 섹션이다. 이번 수라상은 하숙정 선생의 조리 철학을 계승한 이종임 요리연구가가 직접 상차림 구성부터 음식 조리까지 참여하여 완성했다. 역사적 문헌 고증을 바탕으로 왕의 건강과 기운을 북돋우던 수라상의 상징성을 살리는 동시에, 현대인의 식생활에 맞춘 고품격 한식 차림을 선보여 전통 궁중 식문화의 정수와 손맛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에서는 이종임 요리연구가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된다. 박물관은 이를 단순한 영상 콘텐츠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아카이브 자료로 구성하여, 문헌과 유물뿐만 아니라 인물의 경험과 기억까지 기록으로 남기는 아카이빙 기반의 전시 방식을 구현했다.
개막식 특별 강연은 새롭게 연 한옥체험장에서 이종임 원장(이종임한식연구원)의 '백 년의 손맛' 특강이 진행되었다. 전시된 기증 유물을 바탕으로 하숙정 선생의 조리 철학을 깊이 있게 소개했으며, 참석자들과 궁중 디저트인 율란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다양한 기관과 기업의 협력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저당·저탄수화물 식품 전문기업 ㈜마이노멀은 전시의 취지에 공감해 전시 운영을 후원하며, 민간의 참여를 통해 우리 식문화와 조리문화유산의 가치 확산에 힘을 보탰다.
최수근 한국조리박물관장은 "손맛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록을 통해 보존될 때 비로소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번 특별기획전이 우리 음식문화와 조리교육의 역사를 돌아보고, 기록과 계승의 가치를 함께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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