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정영 기자] 강남구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학교 단체급식 현장에 ‘조리로봇’을 도입해 실증에 나선다. 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년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관내 초·중·고등학교 3곳에서 조리로봇을 실제 운영하며 실용성과 효과를 점검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실증사업은 강남구가 총괄 주관을 맡고, 서울시교육청과 민간 기술기업인 ㈜한국로보틱스가 협력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요학교 관리 및 행정 지원을 맡으며, 한국로보틱스는 실제 조리현장에 적합한 형태로 로봇을 설계하고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7억 5천만 원이며, 이 중 2억 5천만 원은 국비, 5억 원은 구비로 투입된다.
강남구가 실증할 조리로봇의 핵심 기술은 ‘3in1 다기능 조리 시스템’과 ‘멀티제어형 가스·스팀 조리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튀김, 볶음, 국·탕 조리를 하나의 장비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기존 전기 설비가 아닌 가스 기반 조리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교 급식 현장에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온, 고중량, 반복 동작이 잦은 학교 조리 환경에서 조리로봇은 조리 종사자들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강남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도 조리 인력 결원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서울시 전체 평균의 3배가 넘는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급식의 안정성과 조리 인력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되어 왔다. 조리로봇 도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기술과 행정이 결합한 혁신 사례로 주목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적용하고, 급식의 질과 조리 종사자의 근무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남구의 조리로봇 실증사업은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 조리와 급식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외식 산업 전반에도 스마트 조리 환경 구축의 본격화를 촉진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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