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음식을 먹고 아무리 많은 음식을 보아도 음식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음식의 도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오랫동안의 경험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writer _ 김준호 셰프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 / photo _각 호텔 조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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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_ 단호박 케이트 :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
Think About
미식(美食)과 미식가(美食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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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더 테이스트 오브 프랑스 |
오늘 날 TV나 인터넷, 잡지 등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보는 눈은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하게 음식을 말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터넷상으로 음식점을 폄하하고 그로 인해 음식점의 평판이 나빠지게 되고 결국에는 식당이 문을 닫게 되는 부정적인 경우도 생겨나고 있고, 또 맛있고 서비스가 좋은 레스토랑을 소개시켜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물론 맛이 없는 식당이 특정한 앱이나 인터넷상에서 포장되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평가 속에서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신중한 모습이 보여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만들고 전공하는 나 스스로도 감히 음식에 대해 평가하기가 자유롭지 않을진대 많은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지금의 현상이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에 음식을 말한 스스로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를 생각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의 이름으로 음식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한 것이라면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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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BBQ 프로모션 : 그랜드힐튼 서울 |
음식의 맛은 알고 있으나 그 음식의 근원은 모르고 음식의 근원은 알고 있으나 맛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전자는 음식의 역사나 이야기를 공부하고 후자는 음식의 맛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는 음식의 맛을 잘 알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시간을 거슬러 옛날 중국의 위진남북조시대에는 오늘 날 우리들이 말하는 미식가를 ‘지미자(知味者)’라고 하여, 맛있는 음식의 맛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이 시대에 높은 수준의 조리기술이 발달하여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음식을 대할 때에는 음식의 도를 알고 다가갔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 미식가도 존재 할 수 있다. 지미자(知味者)와 미식가(美食家)는 조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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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북경오리 : 리츠칼튼 서울 중식당 취홍 |
미식가는 사전적인 용어로 해석하면 음식에 대하여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 또는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오늘 날의 미식가는 사전적인 용어처럼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사람 즉 음식의 맛을 아는 사람이며, 옛날 사람들이 말하는 미식가인 지미자는 음식의 역사와 이야기를 포함한 음식의 도를 기본적으로 이해하여 좀더 경외심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이 두 가지의 경우를 모두 포함하는 미식가를 이야기 해야 한다. 오늘 날에는 더욱 더 많은 음식들을 접할 수 있고 또 많은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조리법 또한 다양하다. 얼마나 많은 음식을 경험한 사람이 미식가가 될 수 있는가? 어떤 음식을 어떤 재료를 알아야 미식가가 될 수 있는가? 필자 역시 음식에도 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고 돈이 많아 아주 많은 음식을 먹어보았다고 해도 진정한 미식가는 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음식을 먹고 아무리 많은 음식을 보아도 음식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음식의 도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오랫동안의 경험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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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남아메리카 푸드 :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
오늘 날 젊은 셰프들은 많은 정보를 인터넷으로 접하고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사람도 많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좀더 스스로 경험하고 알아내고 또 다른 많은 셰프들과 소통하는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예전처럼 음식점의 주방에 주방장이 자신만의 레시피만으로 전부인 것처럼 그것을 꽁꽁 안고 숨기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스스로 미식가가 되어서 자신의 음식을 먹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미식으로의 초대를 준비해야 한다.
음식을 먹자.
음식을 만들자.
음식을 이야기 하자.
음식을 경외하자.
음식을 말하자.
음식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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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중국식 냉면 : 롯데호텔서울 도림 |
나는 이제 음식 안에 있고, 음식은 내 안에 있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음식 안에서 행복한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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