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정영숙 칼럼니스트] 하늘이 내린 생명의 수명은 성장 기간의 5배라 한다. 성인이 되는데 25년이 걸린다면 인간의 수명은 125세여야 한다. 그런데 80세도 체 살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동물과 달리 서서 걷기 때문에 뇌가 고도로 발달하게 되어 문명의 발전을 이루기는 했으나 대들보로 설계된 척추를 기둥으로 사용한 결과 등뼈의 부담으로 인해 부탈구를 일으켜 추골에서 나오는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면서 기계적 또는 화학적으로 미열을 냄으로써 심장, 신장, 혈관의 장해로 나타난다고 한다. 한편, 불로 음식을 익혀 먹게 되면서 자연이 주는 원초적 생명력을 잃게 되었고, 생존경쟁이 심해 남을 이기고 내가 살아야 한다는 삼역(하늘역, 사람역, 땅역)의 생활이 극에 이르면서 질곡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반자연 생활이 병을 일으키는 큰 원인이다.
먹을거리와 입을거리가 풍부해지고 사는 것이 편해졌지만 남들이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아 만족보다는 불만 속에 살아간다. 탐욕은 반드시 불만을 낳고 불만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몸의 기운을 막히고 꼬이게 한다. 막히고 꼬이고 뒤틀린 것이 병이다. 탐욕 못지않게 몸을 병들게 하는 것은 오만이다. 노자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결코 공울 다투는 법이 없다.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자기를 더럽혀 남을 깨끗이 하나 자랑하지 않는다’ 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학식이 쌓일수록 교만해진다. 남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더 배웠다고 안하무인이다. 이런 오만불손은 자연에서 자신을 이탈시키고 사회에서 소외시킨다. 이것이 또한 병이 된다. 만족과 기쁨은 욕심을 채움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욕심을 줄임으로써 올 수 있다. 건강 역시 자기 몸의 탐욕과 이기, 오만을 이겨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식물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을 만들고 흙으로부터 무기질을 흡수한다. 식물이 생산한 것을 동물이 먹고, 동물이 죽은 시체를 미생물이 분해하여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 자연의 순환 원리이다. 대지와 인체는 비슷한 얼개로 되어있다. 바위는 곧 뼈요, 흙은 살이다. 강줄기는 핏줄이며, 물은 피, 풀뿌리 나무뿌리는 모세혈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자연을 인간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무참히 파괴하고 더럽히고 있다.
농약과 비료의 지나친 사용, 함부로 쏟아 붓는 음식찌꺼기, 사치와 낭비로 늘어가는 공산품 쓰레기, 공장폐수, 쉴 새없이 뿜어대는 자동차와 공장의 매연등은 인간의 게으름과 물질만능주의가 낳은 것이다. 삶의 터전인 공기와 땅과 물이 썩고 있는데 나 혼자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저작권자ⓒ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