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부위만 잘라도 이미 음식 전체에 퍼졌을 가능성 높아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냉장고 속 과일이나 식빵을 꺼냈을 때 한쪽에만 곰팡이가 핀 모습을 보면, 대부분은 “곰팡이 부분만 잘라내면 괜찮겠지”라며 나머지 부분을 먹곤 한다. 그러나 독성학 전문가들은 “겉보기에 멀쩡한 음식이라도 곰팡이의 독소가 이미 퍼져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2일(현지시간)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에 따르면, 브래드 라이스펠드(B. Reisfeld)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화학생물공학·생명의학공학·공중보건학 명예교수는 “곰팡이가 보이는 부분만 잘라내도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표면 위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균사(뿌리 구조)를 음식 내부 깊숙이 뻗어 독소를 퍼뜨린다”며 “보이지 않는 독성 화학물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장기 손상과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곰팡이의 ‘숨은 뿌리’, 눈에 안 보여도 퍼진다
곰팡이가 핀 음식에 생기는 독소는 ‘마이코톡신(Mycotoxin)’이라 불린다. 이 물질은 세포를 손상시키고 신장·간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면역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류, 빵, 치즈, 곡물은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오염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도 예외가 아니다.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아 푸른곰팡이와 녹색곰팡이가 쉽게 번식한다. 한 알이라도 곰팡이가 피면 인접한 귤로 포자가 옮겨가 상자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 눈에 띄는 곰팡이만 제거해도 공기 중에 남은 포자가 피부 발진, 비염, 천식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곰팡이가 핀 귤과 주변 귤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빵 역시 다공성 구조로 되어 있어 곰팡이가 내부까지 쉽게 침투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곰팡이가 핀 빵에는 안전한 부분이 없다”고 밝히며,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독소가 퍼져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버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곡물과 견과류에 자라는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속 곰팡이는 ‘아플라톡신(Aflatoxin)’ 이라는 강력한 발암 물질을 생성한다. 이 독소는 열에 강해 빵을 다시 굽거나 데워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며, 간세포 손상 및 간암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의 경우 일부 곰팡이는 식용으로 사용되지만, 비의도적으로 생긴 곰팡이는 전혀 다르다. 부드러운 리코타·크림치즈·코티지치즈 등은 수분이 많아 곰팡이가 내부로 깊이 침투하기 쉬워, 변색된 부분이 보이면 즉시 버려야 한다. 단단한 체다·파마산 치즈의 경우 곰팡이 주변을 약 2.5cm 이상 깊게 도려내면 비교적 안전하지만, 칼이 곰팡이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라이스펠드 교수는 “음식이 멀쩡해 보인다고 해서 곰팡이 독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아이, 노인, 면역 저하자에게는 소량의 독소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곰팡이 핀 음식은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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