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도시. 맛의 도시. 관광문화의 도시,남도 각 지역의 특산물을 초밥의 식재료로 사용해 자기만의 색깔을 초밥에 입혀온 안유성 대표는 남도 최고의 일식 조리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광주 서구 능성동 ‘가매’일식도 그의 경영철학에 따라 혀끝보다 마음이 요리를 느끼는 곳으로, 요리라는 옷을 입은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남도음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광주 최고의 일식집이다.
CHEFSTORY
남도 제철 식재료로 최고의 초밥을 연출하다.
가매일식 안유성 셰프
[Cook&Chef 조용수 기자] 요즘 방송매체의 쿡방과 먹방으로 셰프들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리사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저 일본음식을 흉내 내는 그런 셰프가 아닌 일식에 나 자신만의 색을 입혀 한 획을 그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요리를 만드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요리를 통해 실현하고 싶은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흐르고 요리를 먹는 그 공간을 추억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어쩌면 추억과 정이 강처럼 흐르는 공간이 되어 그와 더불어 사람과 공간이 하나의 작품이 되어 삶의 만족도가 극대화되는, 그래서 그 모두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오너 셰프로서의 꿈입니다.”
안유성 지회장 막내아들 역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빠와 같은 조리사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고 할 정도이다. 아들과 같은 후배 조리사들에게 선배 조리사로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다는 안유성 셰프는 이번 지회장으로 추대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진정한 남도의 손맛을 책임지고 있는 (사)한국조리사회광주전남지회장으로 추대 해주신 협회 회원 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25년간의 조리인으로 한 길만을 걸어오면서 많은 것을 이룬 것도 있지만, 앞으로 조리사들을 위해 할 일들이 더욱 많다고 생각해 취임을 수락했습니다. 실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풍부하고 차별화된 광주·전남의 특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한 요리와 전통적이고 다양한 먹거리 문화가 그 어느 도시보다 잘 발달되어 있는 광주·전남 지역이 이제 KTX 개통으로 서울 수도권에서 한 시간 반의 일일 생활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관광객까지 남도음식과 예향문화의 수도인 광주·전남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 광주·전남지회 회원들이 역할이 절실할 때입니다. 특히 조리를 하는 선·후배가 서로 힘을 모아 지금과 같은 열악한 근무 환경 및 조건들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앞으로 조금씩 조리사의 근로조건과 사회적 대우가 나아진다면 조리사를 꿈꾸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큰 꿈과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부분에 역점을 두려고 취임했습니다.”
그동안 (사)한국조리사회광주전남지회이사 역임과 (사)한국조리사회중앙회의 감사로 협회의 중추역할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을 약속한 안유성 지회장은 앞으로 그동안의 미흡했던 점들을 어머니 마음으로 꼼꼼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한다.
“가장 큰 일은 흐트러진 조리사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서울의 중앙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조리사들은 자존심들이 강해서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화합’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우리 광주전남지회는 각 분과를 사랑과 화합이 어우러지는 탄탄한 조직으로 만들어 전국 조리사 협회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지회로 만들어 보는 것이 저희 소망이고 꼭 이루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듯 회원 여러분들의 봉사와 노력, 그리고 참여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항상 열려져 있는 저의 마음을 두드려 주시다면 성심껏 보답하겠습니다.”
앞으로 회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화합의 끈을 요리대회 개최로 생각하고 있다는 안유성 지회장의 포부는 광주전남지역의 자치단체와 함께 ‘세계요리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리대회를 통해 회원들이 하나가 되고,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대회의 위상을 고취시켜 많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회원의 자격으로 참가해 대회를 더욱 빛나게 하는 협회 운영을 추구하려고 한다.
“현재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오랜 시간동안 협회가 그냥 흘러만 왔습니다. 씨를 뿌린 것이 없는데 결실을 볼 열매가 열리겠습니까? 모두 자업자득인 것입니다. 협회 회원들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근간의 소식도 못 듣고 지낸다면 협회가 제대로 운영되겠습니까? 사람사는 이야기를 전해줄 방법도 마련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도록 유도하여 관심을 갖게 해야 협회에 관심을 갖을 것입니다. 그 역할이 저 지회장의 몫이고 함께 동참은 회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광주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안유성 지회장은 예비조리사인 조리과 학생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학생들은 가르치는 교수들의 성향과 성품에 따라 사회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학문과 사회적 생활도 엄격히 다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졸업 후 특급호텔에서의 근무를 선호하겠지만 그만한 일자리 창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전문적인 요리를 하는 조리사로 육성할 수 있는 전문 아카데미 개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유성 지회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업주들과 학생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 후, 단기 코스의 전문 아카데미에서 집중적 교육이 받고 바로 현장에서 적응하면서 조리사로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한 지자체와 연계해서 특성화를 원하는 전문대학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한다. 특성화를 실무적으로 아카데미를 만들면 업주도 필요한 학생을 관심있게 지켜볼 수 있고 학생들도 취업 선택의 폭과 질이 높아져 학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획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요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요리를 맛보는 식감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고 감염시키는 것이 안유성 지회장이 추구하는 요리의 힘이다. 사람들은 안유성 지회장을 ‘초밥의 달인’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정작 그를 빛나게 하는 이름은 ‘정직’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새기고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조리사가 남을 속이는 일이야말로 독을 요리하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자신 마음의 밭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는 안유성 지회장의 작은 바람은 모든 조리사들이 마음의 독을 녹이고 요리를 하는 것이라고. 차분함 속에서 느껴지는 그의 열정으로 볼 때 그 소망하는 작은 꿈이 이루어질 날들이 그리 멀지만 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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