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멜로드 피노 누아는 국내에서 '정용진 와인'으로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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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멜로드 파노라마 빈야드 전경 |
[Cook&Chef=조용수 기자]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 메이커에게도 까다로운 포도품종이 있으니 피노 누아가 단연 제일이다. 껍질이 얇아 햇살이 강하면 껍질이 마르고 너무 서늘해도 곰팡이가 쉽게 핀다. 전세계에서 잘 자라기로 소문난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샤르도네(Chardonnay)보다 재배와 양조가 까다로워 흔히 ‘손이 많이 가는’ 포도 품종으로 와인 메이커들에게 악명이 높다.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까다로운 양조 과정을 거친 피노 누아 와인은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복합적인 향을 가진다. 피노 누아를 와인의 여왕이라 칭함도 이러한 이유이다. 피노 누아는 언급한 것처럼 무한 매력이 있는 포도 품종이며, 와인 애호가라면 한번쯤은 꼭 한번 빠지는 품종이다. 반드시 한번은 꼭 빠진다.
피노 누아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탄닌(떫은 맛)은 약하고 산도는 강하며 신선한 과일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레드 와인이다. 칠레 와인의 감칠맛, 미국와인의 풍부한 바디감과 타닌의 펀치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은 한국에서 피노 누아를 처음 마셔본 사람은 맛이 좀 어색할 때가 있다. 타닌감, 바디감이 풍부한 느낌의 와인에 익숙하여 알코올 도수도 낮고 묵직한 맛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밋밋하다. 그래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피노 누아를 추천하면 오히려 좋은 평을 받지 못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피노 누아를 계속 마시다 보면 맛이 강한 칠레 와인을 즐겨 마시던 사람들도 결국은 꼭 한번은 피노 누아의 매력에 빠진다고 한다. 피노 누아의 가장 큰 매력은 Easy to Drink, 즉 마시기 쉽고 그 우아한 아로마가 몸에 서서히 익어가며 계속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다.
몬테레이 그리고 피노 누아
캘리포니아 지역에 대해 와인 전문가들은 포도 생장에 환상적인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는 ‘축복받은 땅’이라 표현한다. 캘리포니아 남쪽 해안의 몬테레이(Monterey) 지역은 샌프란 시스코에서 남쪽으로 2시간 떨어져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현재 170여개 와이너리가 존재한다. 이 지역에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한 것은 200년전 프란체스카 수도원에서부터 였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연구에 의해 포도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하며 '차가운 해안과 고온의 계곡'으로 분류되었다.
몬테레이는 언급한대로 지형적으로 바람과 안개가 특징인 지역이다. 몬테레이만의 해저에 위치한 블루 그랜드 캐년은 거대한 해저 협곡으로 안개,바람,가뭄과 몬테레이 지역의 평균 기온에 영향을 주며 이곳을 서늘한 기후 지역으로 만들었다. 밤사이 안개가 머물다가 점심부터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그 안개를 걷어낸다. 때문에 몬테레이에 사는 사람들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자주 분다고 말한다. 피노 누아, 샤르도네, 리슬링 등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품종이 잘 자라게 된 이유이다. 무엇보다 1960년을 시작으로 몬테레이의 잠재력이 발휘되며 우아하고 섬세한 피노 누아 와인이 생산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몬테레이는 단번에 유명 피노 누아 와인 산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몬테레이 해안가 작은 마을 카멜 바이더 시(Carmel by the sea)라는 작은 도시의 이름에서 따왔다. 카멜로드라는 와인의 이름에 숨어있는 카멜은 작고 아담한 카멜 시티의 여유와 낭만 그리고 해안을 배경삼은 멋들어진 경관을 도시에 담고 있다.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예술인들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에 걸맞게 유명 시인과 배우들이 시장을 역임한 도시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대표적인 인물로 1980년대 후반 4년 동안 시장 임무를 수행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가 있다. 피노 누아 100%로 만들었으며 알코올 도수는 13.5 %이다.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하여 내놓는다. California SIP (Sustainability In Practice) 협회로부터 친환경 와이너리로 공식 지정 받았다.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국내에서 '정용진 와인'으로 유명세를 치른바 있다. 이 와인을 조금 더 살펴보면 과실미 즉, 매우 섬세한 과실 향을 담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건디 잔 안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은은히 퍼지는 과실 향이 와인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소믈리에가 주관하는 품평회 ‘소믈리에 베스트 초이스’에서 카멜로드 피노 누아가 ‘베스트 데일리 레드 와인(Best Daily Wine)’ 분야 스페셜 티*(스페셜 티 : 심사위원들이 시음했던 100여종 이상의 와인 중 가장 맛이 인상적인 와인 하나 만을 선택하는 것) 최다 득표 와인으로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멜로드 피노 누아가) 선정된 것도 바로 이러한 섬세한 과실 향의 매력 때문이었다.
박혜진 롯데슈퍼 와인MD는 카멜로드 피노 누아를 ‘몬테레이 카운티 피노 누아의 정석을 보여주는 와인이다’라고 평했다. 또한, ‘서늘한 기후의 영향을 받아 산도 감이 좋고, 그 안에서 풍부한 레드 계열 과일 아로마를 느낄 수 있어 와인을 시작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애호가들도 좋아할 수 있는 와인’이라고 덧붙였다. 카멜로드는 3만원대에 판매한다.
와인의 맛 어울리는 음식 페어링
피노 누아는 화사한 향과 상큼한 산도가 매력적이다. 색이 옅고, 껍질은 얇아서 탄닌이 강하지 않으며, 매력적이고 우아한 향이 있어 다른 품종에서는 느낄 수 없는 피노 누아 만의 매력이 있다. 카멜로드 피노 누아는 몬테레이 피노 누아의 진수를 보여준다. 맑고 빛나는 루비 색을 띄어 색상이 아주 밝고 신선한 느낌을 주며, 잘 익은 베리 류의 향이 집중되어 있다.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에서 느껴지는 과실 잼과 같은 농축된 향과 화사한 붉은 꽃 향, 그리고 오크 숙성을 통해 얻어진 약간 거친 커피빈과 토스트 한 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베리류와 화사한 꽃 내음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질감과 적당한 산도를 돋보이게 한다. 어느하나 튐 없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을 잘 잡고있는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카멜로드 피노 누아는 한식과 중식, 양식에도 찰떡 궁합이다. 산도가 좋고 부드러운 피노 누아는 무겁지 않은 질감의 육류와 잘 어울린다. 담백하게 조리한 돼지고기 수육이나 보쌈과 함께 피노 누아를 마셔보면 생각보다 매칭이 잘 된다고 느끼는 것도 이 점이다. 약간의 기름기와 젤라틴이 풍부한 족발과 함께 마시면 음식의 느끼함을 튀지않고 매끄럽게 잘 잡아준다. 돼지고기 등심과 안심을 잘 튀겨낸 일본식 돈까스도 이 와인의 훌륭한 친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초보자나 젊은 층에게 편하고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맛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와인 애호가나 중·장년층에게도 쉽고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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