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Academy
학교의 방향은 학생 중심으로..
(재)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함동철 학장
함동철 학장의 하루는 교수들의 출석 체크부터 시작된다. 우선 교수들이 먼저 교실에 들어와 수업준비를 해야 학생들도 긴장하여 수업분위기가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함동철 학장은 교수들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자신의 교육철학을 전한다.
[Cook&Chef 조용수 기자] 나비넥타이가 잘 어울리는 함동철 학장은 정장차림으로 환하게 기자를 맞이했다. 김동길 교수 이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이라고 말을 건넨 기자에게 이제는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 나비넥타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전해준다. 10여분간의 정성을 들여 헤어스타일도 흐트러지지 않게 고정시키고, 셔츠에서 슈트까지 외모에도 댄디하게 준비를 하는 함동철 학장은 인상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는 다르게 빈틈없이 준비하는 모습에서 면학분위기도 그만의 스타이로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성교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꾸준히 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전공교육은 기본으로 철저하게 시킵니다. 인사성을 가르치기 위해 학장 이하 교수들이 솔선수범하여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모든 것이 몸에 배어야 하므로 처음 기초부터 가르칩니다. 한 예로 실습 중 야채를 써는 것은 조리사로서 아주 기초인 동시에 어려운 과정입니다. 1000여명의 학생이 야채 써는 연습을 시키려면 그 양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고심 중에 밀가루를 반죽해서 칼국수 썰듯 썰고, 썰고나 후 뭉쳐서 다시 또 썰고 하는 아이디어를 내서 칼 다루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채소 재료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해 학생들에게 한 조당 20만원씩 지급하여 1일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해서 이익이 나는 20만원은 반환하고 나머지는 불우이웃을 돕게 했지요. 중학교 때부터 진로가 확실히 정해진 학생들이라 항상 오후 12시까지 실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식처럼 생각하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 담긴 함동철 학장의 학생들 자랑은 끝이 없다. 더구나 학교를 운영하는 육광심 이사장 경영철학의 중심이 학생들에게 집중되어 있으므로 학교나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전격적으로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교육을 진행하는 교수들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에는 호텔외식조리학부, 호텔관광항공학부, 호텔식음료제과제빵학부, 외식공간연출학부, 사회교육원으로 크게 학부를 나누어져 있고, 특히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 중 의료관광코디네이터가 있는데 호텔관광항공학부에 의료관광코디네이터과를 3년 전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설하여 1층에 의료관광지원센터에서 실습도 진행하며 훌륭한 학생들을 배출하고도 있다. 취업률이 100%라는 의료관광코디네이터과는 의료관광에 포커스를 마추어 가르치며 보건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으며, 특히 외국어 교육도 철저히 시키고 있다.
"요리는 예술이며 또한 과학입니다. 실습을 과학적으로 하려고 분자요리를 제가 직접 특강을 합니다. 염도, 당도계를 사용해 정확한 레시피가 나오도록 하는 겁니다. 우리가 처음 요리를 할 때는 간을 맞추는데 5년이 걸리고 주먹구구식으로 손맛을 강조했으나 이제 손맛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조리사들만의 감각인데 일관성이 없지요. 한국 전통음식도 분자로 접근하여 일관성 있는 레시피가 나오면 한식세계화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맛있는 밥도 쌀의 수분 함량을 측정해서 물의 양을 조절하면 맛있는 밥이 됩니다."
함동철 학장은 학장 취임 5년 동안의 보람은 학과목의 특성화를 해서 현장감에 맞는 교육을 시키며 산업체와 MOU를 맺어 그 현장에 맞는 메뉴얼대로 교육을 시켜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있다고 한다. 유럽의 직업전문학교의 특성은 현장중심의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특히 직업교육으로는 독일이 최고이고 그다음은 일본이다. 현장중심인 유럽과 장인정신을 내세워 가족대대로 내려오는 자부심을 갖는 직업관이 특출한 독일과 일본교육의 벤치마킹을 통해 교과목에 많이 적용시키고 있다고 한다. 근래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독일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강조하여 교육제도를 받아들이라는 지침서를 내렸졌다. 대학에만 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직업관과 신념을 확고하게 갖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선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인지시키는 작업이다.
한호전의 많은 학생들은 인턴쉽이나 취업으로 스위스, 영국,뉴질랜드, 호주, 미국, 싱가포르에 나가있다. 근무하는 사진들을 교수들에게 보내오면 기특하고 대견해 교육한 보람을 느낀다고. 외국인들도 한국에 한식을 배우러 들어오면 한호전에 와서 배울 수 있게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민족의 정체성이 2만 불이 넘어가면 자국의 전통적인 것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또한 소득이 2만 불이 되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관심을 쏟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 그것을 외국어로 잘 설명할 줄 알아야 진정으로 한식의 세계화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도 2만 불이 훌쩍 넘는 시대에 도달해 한호전 학생들에게 시대에 맞는 인재로 거듭나도록 준비를 철저히 시키고 있다. 하루를 온통 학교에 집중하는 함동철 학장에게 체력관리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운동을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구석구석 발 빠르게 다니며 학교 일을 보는 게 제 운동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오전 12시전까지 학생들이 시내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학교로 돌려보낸다고 합니다. 한호전도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없을 정도로 학장 이하 교수들이 학생들 단속에 엄격합니다. 뿐만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엄격하여 학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면 그릇에 가득 담아둔 물이 줄어들 듯이 실용학문이 독에서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요즘 인문학 책도 쪽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봅니다. 시인인 형의 도움으로 책도 선정하고 공자, 맹자, 순자도 읽으며 고전을 되새고 있지요. 니이체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함동철 학장은 자기개발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반듯한 스승 밑에 제자들이 어떻게 한 눈을 팔겠는가. 함동철 학장의 커다란 눈 안에 모두 담긴 한호전의 젊은이들의 앞날이 창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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