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부터 여름 음료까지, 작지만 알찬 제철 열매 이야기
[Cook&Chef = 송자은 기자] 6월이면 충북 충주의 한 마을이 붉게 물든다. 보리수나무 가지마다 작은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사람들은 그 열매를 직접 따며 초여름의 정취를 즐긴다. 올해도 충주시 소태면에서는 보리수길 걷기와 열매 수확 체험을 중심으로 한 보리수 축제가 열려 방문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자연 속을 걸으며 잘 익은 열매를 직접 따보는 경험은 도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사실 보리수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식재료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맛을 보거나 활용해 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보리수 열매는 예부터 민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짧은 계절이 더욱 반가운 이유
보리수 열매는 초여름이 되면 선명한 붉은색으로 익는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달콤함과 새콤함이 함께 느껴지는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잘 익은 열매는 입안에서 상큼한 과즙이 터지며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깨워준다.
무엇보다 보리수는 수확 시기가 짧다. 1년 중 잠시 동안만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제철의 의미가 더욱 크다. 충주 소태면에서 보리수 축제가 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농촌 체험을 넘어 계절이 주는 특별한 선물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보리수 열매가 건강 식재료로 평가받는 이유는 풍부한 영양 성분 때문이다. 특히 붉은색 과육에는 폴리페놀 계열의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산화 성분은 우리 몸속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도 다양하게 함유돼 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과 영양소가 함께 빠져나가기 쉬운데, 보리수는 제철 과일처럼 가볍게 즐기면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점도 장점이다. 식이섬유는 장 건강을 돕고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리수의 가치가 다시 조명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부터 기침과 갈증을 달래던 열매
보리수는 오래전부터 생활 속 건강 식재료로 활용돼 왔다. 한방에서는 보리수 열매를 기침을 완화하거나 소화 기능을 돕는 재료로 활용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열매를 말리거나 발효시켜 차와 청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전통적인 활용법이 곧 의학적 효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로부터 사람들이 보리수를 여름철 건강을 챙기는 식재료로 가까이해 왔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최근 연구에서도 보리수 열매에 함유된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보리수는 생과로 먹어도 좋지만 다양한 가공식품으로도 활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리수청이다. 깨끗하게 씻은 열매에 설탕을 더해 숙성시키면 새콤달콤한 풍미가 살아난다. 탄산수나 물에 희석해 마시면 여름철 음료로 손색이 없다.
보리수차 역시 꾸준히 사랑받는 활용법이다. 따뜻하게 마셔도 좋지만 냉침으로 즐기면 한여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젤리나 디저트, 아이스크림 재료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강한 향을 가진 과일은 아니지만 은은한 산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있어 다양한 식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지역 축제가 알려주는 제철 식재료의 가치
최근 식문화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제철'이다. 멀리서 온 수입 과일보다 지금 이 계절에 가장 맛있는 식재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충주 소태면의 보리수 축제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걷기 행사와 열매 따기 체험, 보리수를 활용한 음료와 먹거리까지 모두 지역의 자연과 식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보리수는 짧은 계절 동안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과 건강한 영양, 그리고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다. 붉게 익은 작은 열매 하나에 담긴 자연의 시간과 계절의 풍미는 생각보다 깊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 보리수는 우리에게 계절을 맛보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Cook&Chef /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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