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김세온 기자] 미국 식품 시장이 비만·당뇨 치료제인 GLP-1 계열 약물 확산을 계기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기존 ‘대용량·고당·간식 중심’ 소비에서 ‘소용량·고단백·기능성’ 중심으로 이동하며 식품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문표 사장) 뉴욕지사에 따르면 GLP-1 약물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의 식습관과 구매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카이저가족재단(KFF) 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12%가 현재 GLP-1 약물을 복용 중이며 18%는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는 GLP-1 사용 가구 비중이 전체의 2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식품 소비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넬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GLP-1 사용 가구는 약물 복용 후 6개월 이내 식료품 지출을 평균 5.3% 줄였으며, 외식 지출 역시 약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소득 가구일수록 지출 감소 폭이 더 컸다.
대신 소비자들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건강한 지방 섭취를 늘리고 고당·고탄수화물 제품 소비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소용량 단일 식사형 제품, 고단백·고식이섬유 식품, 기능성 음료, 고영양 간편식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대용량 스낵, 패밀리 사이즈 제품, 고당 간식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네슬레와 코나그라 등 주요 기업들은 기존의 대용량·고당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소용량, 고단백 제품 중심으로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제품 메시지 역시 ‘GLP-1 친화형’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식단 트렌드를 넘어 중장기적인 소비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적은 양으로 높은 만족감’을 추구하면서, 단백질 식품뿐 아니라 소스·시즈닝 등의 제품군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aT 관계자는 “GLP-1 확산 이후 소비자는 더욱 구체적인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단순한 건강식 콘셉트를 넘어 변화된 식사 방식에 맞춘 제품 개발과 정교한 포지셔닝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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