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 평가서 맛·식감 모두 유사 수준 확인
소비자 95.2% “조금 비싸도 국산 밀 제품 구매 의향”
 
[Cook&Chef = 홍지우 기자] 우리나라 밀 소비량은 연간 200만 톤에 이르지만 국산 자급률은 1%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전체 밀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수·라면 등 면류에는 여전히 수입 밀 의존도가 높다.
이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식량안보와 소비자 입맛을 동시에 잡기 위해 국수용 신품종 밀 ‘한면’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 30일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부량면의 한마음영농조합법인에서 한면 파종 연시회와 제품 출시회를 열고 국산 밀 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했다. 이 자리에는 생산자 단체, 가공업체, 농업기술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새 품종의 특성과 제품 활용 가능성을 살펴봤다.
행사는 국수용 신품종 한면 소개에 이어 내년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의 파종 연시회(기계 이용 가는줄뿌림), ‘한면 우리밀 국수’ 출시회, 시식 행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2023년 개발한 한면은 단백질 함량이 10.8%로 국수나 라면처럼 쫄깃한 면을 만드는 데 적합한 밀이다. 반죽의 신장성과 안정성이 뛰어나 면발이 쉽게 끊어지지 않고 탱탱한 식감을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식 평가에서도 수입 밀로 만든 라면과 비교해 부드러움, 쫄깃함, 목넘김 등 대부분 항목에서 비슷하거나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라면 맛 전반에 대한 기호도 역시 9점 만점 기준 평균 6.35점을 기록해 수입 밀 라면(6.05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 인식 면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다.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5.2%가 “국산 밀 라면을 수입 밀 제품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국산 재료를 사용한 면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면은 재배 안정성도 뛰어나다. 추위나 쓰러짐에 강하고 수확 시기가 빠른 편이라 이모작 재배에도 알맞다. 수량은 ha당 5.48톤으로 기존 품종 ‘금강’보다 9% 많고 실제 김제 지역 농가에서는 금강보다 19.6% 더 많은 5.01톤을 수확했다.
농진청은 ‘밀 밸리화사업’과 연계해 한면 생산부터 판매까지를 일원화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농가는 계약재배를 통해 고품질 원맥을 생산해 제분 업체에 공급하고 제분·가공업체는 국산 밀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체계다. 이를 통해 국산 밀의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식량 자급 체계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도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현장을 찾아 “국산 밀 자급률 향상은 국가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과제다”라며 “소비자 기호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고 현장과 산업체를 연결해 국산 밀 산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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