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정서윤 기자] 초등학교 운동회가 끝난 뒤, 자판기 앞에서 어떤 음료를 고를지 고민하던 기억 속에는 늘 데미소다가 있었다. 애플, 레몬, 오렌지처럼 선명한 과일 맛과 강하지 않은 탄산은 어린 시절의 익숙한 풍경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자판기 앞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데미소다는 1991년 ‘과즙이 들어간 탄산음료’라는 콘셉트로 처음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탄산음료는 강한 청량감이 중심이었고, 과일 주스는 별개의 카테고리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데미소다는 그 사이를 채웠다. ‘절반’을 뜻하는 데미(Demi)와 탄산수인 소다(Soda)를 합친 이름처럼, 주스의 상큼함과 탄산의 청량함을 함께 담아낸 음료였다.
이 제품이 오래 사랑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담이 적은 저탄산 구조와 실제 과즙이 주는 풍미는 탄산을 즐기지만 지나치게 강한 자극은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받았다. 80년대, 90년대생에게는 학창 시절의 상징 같은 음료였고, 이후 세대에게는 여전히 편의점과 자판기에서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브랜드가 됐다.
데미소다는 시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젊은 세대와 연결됐다. 90년대에는 ‘신세대’ 감성을 대표하는 음료였고, 2000년대에는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처럼 소비됐다. 배두나, 하지원, 한예슬, 공유 같은 배우들이 광고 모델로 활약했던 이유도 그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에는 청포도, 자몽 등 새로운 플레이버를 더하며 다시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 안으로 들어왔다.
특히 2020년 출시된 청포도는 샤인머스캣 열풍과 맞물리며 큰 반응을 얻었다. 실제 카페에서 마시는 청포도 에이드 같은 맛이라는 평가와 함께 출시 9개월 만에 1000만 캔 판매를 기록했다. 데미소다가 단순한 추억의 브랜드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형 브랜드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번에는 ‘자두’다. 동아오츠카는 4년 만의 신제품으로 ‘데미소다 자두’를 다음 달 선보인다. 자두 특유의 새콤하고 상큼한 풍미에 부드러운 탄산을 더해 산뜻한 음용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과즙 함량은 12%로, 기존 제품 가운데 레드애플(18%)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애플, 청포도, 복숭아, 레몬, 레드애플에 이어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 셈이다.
자두 맛이 반가운 이유는 익숙하면서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숭아나 청포도처럼 이미 대중적인 과일 맛과는 또 다른 산미가 있고, 여름철에 특히 잘 어울리는 청량한 인상이 있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과즙의 존재감이 분명해 데미소다가 가진 브랜드 성격과도 잘 맞는다.
이번 신제품은 단순히 새로운 맛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브랜드가 지금의 소비자 취향을 다시 읽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어린 시절 운동회 음료였던 데미소다가 이제는 새로운 과일 트렌드를 담아 다시 선택받고 있는 것이다.
데미소다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기대를 모을 가능성이 크다. 익숙한 브랜드가 새로운 맛으로 계속 갱신될 때, 소비자는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자두’ 역시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오래된 브랜드가 다시 한번 여름의 기억을 만드는 방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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