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인증제 도입 추진… 소비자 선택 기준 세분화 전망
[Cook&Chef = 송채연 기자] 초가공식품의 건강 위험성이 세계적으로 논의되면서, 가공식품의 성분과 제조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움직임이 식품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개념이 바로 클린라벨(Clean Label)이다. 최소한의 원료, 명확한 표기, 과도한 첨가물 배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 흐름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식품의 ‘안정성’과 ‘신뢰’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세계 각국, 초가공식품 경계… 규제·세금 논의까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초가공식품을 담배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강경한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국가는 초가공식품에 별도의 세금을 매기는 정책 검토에 들어갔으며, 미국 보건 당국은 초가공식품을 중독성 물질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규제 모델을 마련 중이다.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 가공육 등 다양한 제품군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소비자는 성분표를 읽는 데 더욱 민감해졌고 “어떤 성분을 넣었는가”가 제품 신뢰도의 핵심이 되었다.
‘덜 가공하고 더 투명하게’… 자연 유래 원료에 대한 관심 증가
업계에서도 변화가 빠르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식품기업들은 “합성 색소 없음”, “보존제 최소화” 같은 문구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고, 일부 브랜드는 아예 인공 감미료와 합성 보존제를 퇴출했다.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자연 유래 원료의 선호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와사비 잎에서 추출한 식물성 성분 이소비텍신(Isovitexin)이 주목받는데, 체지방 감소와 항염·항산화 효과가 보고된 데다 추출 과정에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소비자의 신뢰를 끌어올렸다. ‘성분의 순도’가 곧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한국도 ‘클린라벨 인증제’ 준비… 무첨가·안심표기의 기준이 생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제품마다 제각각인 ‘무첨가’ ‘안심 성분’ 표기가 소비자 혼란을 불러왔다. 같은 문구라도 어떤 첨가물을 배제했는지 기준이 달라 선택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식품연구원과 관련 기관이 지난 8월, 한국형 클린라벨 인증제 도입을 구축했다. 합성첨가물 사용 금지, GMO·방사선 조사 원료 배제, 위생적 제조 공정 등 명확한 심사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만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소비자는 신뢰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고르는 기준이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클린라벨 인증이 식품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결국 일상적인 식습관이 건강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첨가물 목록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지, 당·나트륨 함량이 과도하지 않은지 성분표를 확인하는 작은 습관도 큰 차이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초가공식품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최소한의 가공과 투명한 정보 제공을 지향하는 클린라벨 흐름은 앞으로 식품 시장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식품 산업을 변화시키는 시대, ‘더 간단하고 더 명확한’ 식품을 원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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