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잠재력 커지며 농가 소득도 ‘쑥쑥’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 가지 식재료를 언급하며 주목을 받았다. 바로 ‘시래기’다. 한때는 궁핍한 시절의 대체 음식으로 여겨졌던 시래기가 이제는 ‘K-푸드’ 반열에 올라 세계 식탁을 향하고 있다.
무청을 햇볕과 바람에 말려 만든 시래기는 구수하고 깊은 풍미 덕분에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맛뿐만이 아니다. 항암 효과, 장 건강 개선, 뼈 강화, 혈압 조절 등 다양한 건강 효능까지 입증되며 ‘기능성 나물’로 재조명받고 있다.
알고 먹으면 더 좋은 시래기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시래기에는 무보다 더 많은 인돌류·이소티오시아네이트 등의 항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물질들은 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등 여러 암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무청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 함량이 3~4배 증가한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도 시래기를 섭취한 그룹은 혈압이 평균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시래기에는 칼슘, 철분, 엽산, 비타민 C·D 등이 풍부하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철분은 빈혈 개선에 효과적이다. 장시간 머물러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체중 관리에도 유리하다.
국민 밥상에서 세계 식탁으로 활용도 무궁무진
시래기는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 가장 기본적인 조리법은 된장국이나 무침이지만, 최근에는 시래기 감자탕, 시래기 고등어조림, 시래기 찜닭 등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불린 시래기를 쌀과 함께 밥이나 죽으로 끓이면 고소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또한 국간장이나 된장 양념으로 미리 무쳐 밥을 짓거나, 레토르트 제품이나 즉석식품으로 가공해 간편식을 만들 수도 있다. 이처럼 ‘전통 식재료’라는 한계를 넘어 현대적인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국민 나물’에서 지역 효자산업 되다
시래기의 위상은 농가 경제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강원 양구군에서만 약 844톤의 시래기가 생산되며, 126억 원의 소득이 예상된다. 해발 1000m 고지에서 재배되는 ‘양구 펀치볼 시래기’는 독특한 기후 덕분에 향과 식감이 뛰어나며, 지리적 표시제 등록까지 마쳤다.
양구군은 시래기 농촌융복합산업지구를 조성하고, 삶은 시래기·즉석 국류 등 가공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춘양구 펀치볼 시래기 사과축제’를 열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시래기의 매력을 알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시래기가 가진 영양과 기능성, 그리고 활용성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앞으로 K-푸드를 대표하는 건강 채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제 시래기는 더 이상 ‘가난했던 시절의 음식’이 아니다. 항암·항염·장 건강·혈압 조절까지 가능한 슈퍼푸드이자,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K-푸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지금, 따뜻한 된장국 속에 구수한 시래기 한 줌을 더해보자. 그 한 숟가락이 여러분의 건강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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