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정서윤 기자] 전통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특별한 날에만 찾는 술, 혹은 일부 애호가가 즐기는 분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를 썼는지, 어떤 음식과 어울리는지까지 살펴보며 고르는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윤주모 약주’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제품은 편의점 주류 신상품이면서 동시에, 한 셰프가 쌓아온 감각과 전통주에 대한 해석을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 안으로 끌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협업의 중심에는 ‘술 빚는 윤주모’ 윤나라 셰프가 있다. 윤나라 셰프는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전통주와 한식을 함께 다뤄온 사람으로 기억된다. 술을 따로 두지 않고 음식과 함께 놓으며, 전통주를 낯선 영역이 아니라 오늘의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는 문화로 풀어내려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셰프의 이름이 붙은 약주는 그 자체로 기대를 만든다. 화제성만 앞세운 협업이 아니라, 이미 본인의 공간과 레시피 안에서 검증된 감각이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앞서 복분자 하이볼과 ‘윤주막’ 막걸리를 통해 이 협업의 가능성을 이미 입증했다. 특히 ‘윤주막’은 편의점에서 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묵직한 질감과 고소한 인상으로 호평을 얻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수제 막걸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실제 판매 지표에서도 빠르게 상위권에 안착했다. 한 번의 관심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재구매와 평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약주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에서 나온 ‘윤주모 약주’는 막걸리보다 한층 정제된 인상을 겨냥한다. 논산 쌀을 바탕으로 국화와 솔잎 같은 국산 재료를 더하고, 전통 누룩으로 빚어 향의 깊이와 여운을 살렸다. 탁주가 주는 풍성함과는 또 다른 결이다. 입안에 머무는 향의 층위,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질감, 그리고 음식과 함께할 때 더 또렷해지는 고급스러운 인상이 핵심으로 읽힌다.
이번 제품이 특히 반가운 이유는 ‘어디서 살 수 있는가’에도 있다. 원래 이런 스타일의 약주는 전문 전통주점이나 일부 미식 공간에서 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장소도 제한적이고 가격도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세븐일레븐은 이 간격을 과감하게 줄였다. 전국 편의점에서 1만 원대 가격으로 셰프의 약주를 만날 수 있게 만들면서, 프리미엄 전통주를 훨씬 가깝고 현실적인 선택지로 끌어내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덜면서도, 이전보다 밀도 높은 주류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지점은 단지 구매 편의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주를 더 자주, 더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장면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퇴근 후 집에서 한식 안주와 함께 곁들이거나, 소규모 홈파티에서 분위기를 만드는 술로 활용하거나, 평소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던 자리에 약주를 올려놓는 선택까지 가능해진다. 전통주가 더 이상 먼 곳의 술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꺼내볼 수 있는 술로 옮겨오는 순간이다.
셰프와 편의점의 만남이 가지는 경제적 의미도 작지 않다. 전문성을 가진 창작자가 자신의 레시피를 더 넓은 시장으로 확장하고, 유통 채널은 기존보다 밀도 높은 상품을 확보하며, 소비자는 이전보다 합리적인 조건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경험하게 된다.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구조다. 여기에 전통주 저변 확대까지 더해지면, 개별 제품의 흥행을 넘어 카테고리 전체를 키우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윤주모 약주’는 새 술 하나를 추가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윤나라 셰프가 오랫동안 쌓아온 전통주 감각, 세븐일레븐이 확인한 전통주 시장의 가능성, 그리고 소비자가 원해온 “좋은 술을 더 쉽게 만나고 싶다”는 욕구가 한 지점에서 만난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번 신제품은 편의점 주류 코너에 놓인 또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라, 전통주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장면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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