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국인에게 K문화, 선비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시도
- 한복촌의 ‘삼일유가 오토마타’ ‘미디어아트’ 볼만 해
▲ 선비세상이 9월 3일 개관한다.) |
[Cook&Chef=임요희 기자] K문화 테마파크 '선비세상'이 오는 9월 3일 대망의 개관식을 앞두고 임시 운영에 들어간다. 영주시는 정식 개관에 앞서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사전 신청자 1,500명을 대상으로 주말 무료 관람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비세상(SUNBEE WORLD)은 내외국인이 조선의 선비처럼 자고, 입고, 먹고, 익히고, 즐김으로써 선비정신을 함양하고 이를 통해 K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목적성 아래 2008년 첫 삽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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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 기슭에 마련된 선비세상. 드론 사진: 트래블 팀 |
‘선비’는 원래 유학을 공부하는 유생을 이르는 말이었지만 차츰 학식과 인품을 갖춘 당대 지식인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확장되었다. 따라서 선비정신이란 자신을 수양하고 학문을 닦아 의로움을 실천하는 태도를 뜻한다.
K문화테마파크 ‘선비세상’은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햇빛 잘 드는 소백산 동남쪽 기슭 명당 중의 명당에 위치한다. 961㎡라는 드넓은 대지에 한옥,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 관련 6개 테마촌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외에 공연장 ‘풍류홀’ 야외무대 ‘선비마당’ 행사장 ‘선비 컨벤션홀’ 등을 포함한다.
임시 개방에 앞서 ‘선비세상’을 기자들에게 먼저 공개하는 순서가 있었다. 이에 관광전문기자단의 일원으로 선비세상을 둘러보는 영광을 누렸다.
▲ 선비들의 장신구, 아녀자의 장신구 |
모든 공간이 다 좋았지만 6개 테마촌 가운데 가장 감명 깊었던 곳은 ‘한복촌’이었다. 한복촌은 선비의 의복이었던 한복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옛 선비들은 ‘의관정제’라 하여 옷차림을 단정히 하는 것을 ‘예’의 출발로 생각했다.
우리 조상은 아기가 태어나면 사흘째 되는 날 첫 목욕을 시킨 후 처음으로 옷을 만들어 입혔는데 오래 살라고 옷고름을 무명실로 달아주었다. 15세가 되면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처음으로 의관정제를 했으며, 혼인식과 장례식 때도 그에 맞는 의복을 준비해서 입었다. 선비의 의복은 단순히 추위를 피하고 몸을 가리는 수단이 아니라 동방예의지국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 삼일유가 오토마타 |
한복문화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면 ‘삼일유가 오토마타’ ‘미디어아트’와 같은 비주얼아트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비주얼 체험관은 상상 이상으로 규모가 컸는데 한눈에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었다. 삼일유가(三日遊街)란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선비가 사흘간 부모님과 친인척 댁을 방문하며 감사 인사를 올리는 풍속을 말한다. 그리고 오토마타(Automata)는 오토마톤의 복수로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이르는 말이다.
‘삼일유가 오토마타’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해, 달, 별, 구름, 소나무, 당나귀, 물결, 배 등 알록달록한 동양화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마치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는 듯하다. 여기에다 방송인 김태균(컬투) 씨가 해설을 맡으니 흥미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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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의 구곡원림을 형상화한 미디어아트 |
삼일유가가 흥미롭다면 한복촌 미디어아트관은 심오하다. 영주의 ‘죽계구곡’을 모티브로 제작했다고 하는데 구곡이란 신이 만든 자연의 정원을 뜻한다. 담 안에 가둔 인공적인 정원이 아니라 시야에 들어오는 산하 전체를 품어 안은 넓은 정원 말이다.
그 정원 안에는 산이 있고 아홉 구비 고개가 있고 계곡이 있고 은자가 있다. 은자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닦는 사람 곧 선비다. 선비가 있는 곳에는 또 시가 있고, 이야기가 있고, 교훈이 있고, 이상이 있기 마련이다. 한복촌 미디어아트관 영상물은 선비의 심오한 이상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어린이가 관람하기에는 살짝 수준이 높다. 그러나 어른이라면 이 참신한 시도에 충분히 만족을 표할 만하다.
▲ 한옥의 아름다움 |
‘한옥촌’은 선비의 거주공간이었던 한옥의 철학과 가치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관람객은 고택의 모형을 통해 한옥의 입지와 배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며 댓돌, 기둥, 처마, 서까래, 보 등 한옥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한옥문화관에서는 당호 짓기, 사군자 그리기 등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한식촌’은 소박한 선비의 밥상을 통해 우리 음식의 상징성과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한식문화관에서는 자연에서 찾은 의식동원, 자연을 담은 삼첩반상, 일상의 건강식, 절제된 선비밥상, 뜻깊은 날의 특별한 밥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선비세상’이라는 이름은 고 이어령 선생이 지었다 |
‘한지촌’은 생각을 담는 그릇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공간이다. 물에 풀어진 닥섬유를 채로 뜨고, 물기를 제거하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한 장의 한지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한글촌’에서는 영주 희방사 소장 ‘훈민정음 언해본’을 바탕으로 한글 원리를 탐색하는 등 배움에 진심이었던 선비를 만나볼 수 있다. 한글문화관에서는 훈민정음 탁본체험, 한글 낱말퍼즐 등의 체험을 진행한다.
‘한음악촌’은 선비들의 벗이었던 국악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한옥이라는 구조 속에서 전통국악과 현대음악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선비세상’에 이름을 붙여준 이는 고 이어령 선생이다. 선비세상(SUNBEE WORLD)은 현대적 의미의 선비상을 구현한 작명으로 태양(SUN)의 깨달음과, 벌(BEE)의 근면, 시공간이 만나는 세상(WORLD)이 결합되어 있다.
■ 선비세상 안내
*운영시간: 09:00~20:00 (7·8월 기준, 월별 시간 변동 있음)
*입장료: 성인 15.000원 (영주시민, 어린이, 단체 할인 있음)
*휴관: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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