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이경엽 기자] 프리미엄 베이글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LBM)이 내부 익명 제보 시스템을 악용해 직원들에게 ‘공개 사과’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은 최근 LBM 직원으로부터 “익명 제보가 접수되면 사실확인 절차 없이 사과문 낭독과 영상촬영이 이루어진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익명 제보 → 다음날 공개 사과 → 영상 촬영
의원실에 따르면, LBM은 ‘렌즈(LENS)’라는 내부 익명제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통’이 아닌 ‘감시와 처벌’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익명으로 제보가 접수되면, 제보 대상자는 다음날 아침조회 시간에 모든 직원이 보는 앞에서 사과문을 낭독해야 했으며, 그 장면을 촬영한 영상은 본사 및 전 지점 관리자들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유되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호소한 직원들도 있었다. 한 제보자는 “이사님 지시사항이라며 항의할 기회도 없이 강제로 사과문을 작성하게 했다”며 “매장 동료들 앞에서 사과문을 읽는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껴 퇴사했다”고 증언했다.
임원 피드백까지… “진정한 리더의 길”
정 의원실이 확보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LBM 임원진이 사과 영상에 피드백을 남긴 정황도 확인됐다. 한 임원은 영상에 대해 “매니저가 인상 깊고 진정한 리더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았다”며 “과거의 과오는 인정하고 사과하되 발전하는 모습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LBM 측은 해당 영상이 업로드되던 ‘아침조회 보고방’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관련 자료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소통 위한 시스템” vs “공개 망신 시스템”
LBM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렌즈’ 시스템을 “공감(Empathize), 관심(Notice), 나눔(Share)을 기반으로 한 따뜻한 소통 채널”이라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직원 고충을 청취하고 개선점을 논의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실상은 익명 제보자를 방패 삼아 특정 직원에게 모욕을 주는 구조”라며 “동료 간 감시와 불신을 조장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정혜경 의원은 “익명 제보를 빌미로 사실관계 확인 없이 공개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이 같은 비인격적 제도는 노동자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행위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해당 제보 시스템의 운영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LBM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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