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보르도 페삭 레오냥(Pessac Leognan) 지역의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든 와인
- 오크 터치와 신선한 산도가 훌륭한 밸런스를 선보여 뛰어난 구조감 선보여

[Cook&Chef=조용수 기자] 샤또 라 루비에르 (Chateau La Louviere) 화이트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페삭 레오냥(Pessac Leognan) 지역의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든 와인이다. 아름답고 깊은 노란 빛깔을 띄며 토스트와 오크 터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감귤류, 열대 과일의 강렬하고도 우아한 향이 지속된다. 자몽, 복숙아, 살구 같은 과일향이 입 안 가득 전해지며 오크 터치와 신선한 산도가 훌륭한 밸런스를 선보여 뛰어난 구조감을 선보여 흰살 요리 (닭, 오리 등), 생선과 조개 등 해산물 요리, 야채류와 잘 어울린다. 한마디로 우아하고 깊이있는 ‘페삭 레오냥 지역 화이트 와인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이 와인을 만든 이는 보르도의 위대한 와인 메이커 앙드레 뤼통(Andre Lurton)이다. 앙드레 뤼통의 와인 인생은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약 30헥타르 정도의 샤또 보네(Chateau Bonnet)가 시작이었다. 이 포도밭을 시작으로 현재 앙드레 뤼통은 보르도 지역의 10개 와이너리(총 630헥타르)를 소유하며 보르도에서 세번째로 규모 있는 와이너리 소유자가 되었다.
패기있고 능력있는 젊은이가 훗날 큰 성공을 거두는 스토리는 항상 흥미롭다. 하지만 앙드레 뤼통의 스토리는 흥미를 넘어 감동을 준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서서 보르도 와인 역사에 한 획을 크게 그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포도밭을 물려받은 1950년대 당시, 샤또 보네가 위치한 엉트르 두 메르 (Entre-Deux-Mers)지역은 달콤한 화이트 와인의 산지였고, 큰 주목을 받는 지역이 아니었다. 앙드레 뤼통은 이 지역의 토양과 기후가 산뜻해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에 훨씬 적합하다고 확신했고, 많은 연구와 도전 끝에 드라이 와인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샤또 보네는 국제적으로 주목 받으며, 덩달아 엉트르 두 메르 지역이 함께 조명을 받게 되었다. 이후부터 이 지역의 와인들은 ‘산뜻하고 마시기 좋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어져온다.

1965년 앙드레 뤼통은 보르도 남쪽에 위치한 그라브(Graves)지역으로 눈을 돌린다. 뼈 속까지 보르도 사람인 그에게 있어 보르도 와인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버려졌지만 가능성 있는 포도밭을 사들였는데, 현재 프랑스 보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샤또인 샤또 라 루비에르 (Chateau La Louviere)도 이때 매입하게 된다. 오랫동안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황폐해진 이곳을 아름다운 보물로 가꾸기도 했지만, 앙드레 뤼통의 이름을 보르도 역사에 길이 남긴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1987년 페삭 레오냥 AOC의 탄생이다. 같은 그라브 지역이지만 미세한 차이로 인해 장기 숙성에 적합한 고급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북쪽의 땅에 주목했고, 20년간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결국 별도의 AOC를 탄생시켰다. 비록 페삭 레오냥은 보르도 전체 생산량의 1%도 못 미치는 새로운 AOC였으나 곧 소비자들로부터 가격에 비해 훌륭한 품질로 인정을 받았다. 전세계 와인 관련한 책자에서 페삭 레오냥은 보르도 와인 부분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고, 동시에 앙드레 뤼통의 이름이 항상 함께 거론되고 있다. 침체되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던 이 곳에 특별함을 불어넣은 인물이 바로 앙드레 뤼통이었다.
앙드레 뤼통은 포도밭과 양조장에 나가 직접 모든 일을 지휘하고 있고, 각 포도밭의 특성이 드러나는 35종의 와인을 생산한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그의 와인들은 여전히 사람을 감동시킨다. 전세계에서 마실 와인 혹은 마실만한 와인은 참 많다. 하지만 마셔야만 되는 와인은 얼마나 될까? 노장의 60년 연륜과 인생이 묻어 있는 와인, 분명 마셔야만 하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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