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레스토랑의 새로운 모델
프라이드 솔틴, 쿨에이드 피클, 유머와 향수가 가득한 그의 독창적인 메뉴들

[Cook&Chef = 이준민 기자] 2025년 9월, 미국 클리블랜드 이스트 4번가에 위치한 레스토랑 ‘코델리아(Cordelia)’의 셰프이자 공동 창업자인 비니 치미노(Vinnie Cimino)가 Food & Wine 매거진이 선정한 ‘2025 최고의 신인 셰프(Best New Chefs)’로 선정되었다. 그는 미드웨스트 지역의 문화와 요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지역 공동체 중심의 요리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치미노는 2022년 사업 파트너 앤드류 와츠(Andrew Watts)와 함께 ‘코델리아’를 설립했다. 레스토랑은 클리블랜드의 과거를 기념하고 지역 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볼링장 레인을 주방 카운터로 재활용하고 도시 사진 100여 점을 빈티지 액자에 담아 전시하는 등 지역의 특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였다.
“Midwest Nice”, 지역 환대의 철학
치미노는 ‘코델리아’의 환영 방식을 “Midwest Nice”라 부르며, 손님을 오래된 친구처럼 맞이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중시한다. 그는 “문을 열어주고 미소와 존중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강조하며 “레스토랑은 사람으로 완성된다”고 말한다. 조리사들은 음식을 내며 직접 손님과 대화하고, 주방과 식당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함께 식사하는 공동체’의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지역 문화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그는 “여기서 모든 일을 혼자 하는 사람은 없다. 레스토랑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지역 재료를 기념하는 요리
‘코델리아’의 메뉴는 전통적인 미드웨스트 요리에 뿌리를 두되, 동유럽·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중동의 문화적 영향을 함께 담고 있다. 치미노는 “우리에겐 재료와 그것을 제공하는 농부·공급업자의 노고를 기념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역 농산물과 협력업체를 적극 활용하며, 생산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지향한다.
대표 메뉴는 프라이드 치킨 리예트를 곁들인 프라이드 솔틴(Fried Saltine), 쿨에이드 피클(Kool-Aid Pickles)을 얹은 버거 박스(Burger Box), 오하이오의 상징적 버거를 재해석한 ‘갤리 보이 타르타르(Galley Boy Tartare)’, 그리고 ‘오버드레스드 그린(Overdressed Greens)’ 샐러드 등이다. 이 외에도 램 샹크를 발효 머스터드 소스로 완성한 ‘코른드 램’, 소시지를 채운 호박꽃 만두 ‘스쿼시 스티커’ 등이 제공된다.

‘Modern Grandma’ 스타일과 커뮤니티 중심 철학
치미노는 초기 ‘코델리아’의 요리를 “Modern Grandma(현대적 할머니)” 스타일이라 설명한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히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전통이 하나의 헤리티지로 공감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음식과 환대를 하나의 중심 가치로 통합하고, 식당을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연결되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그가 2024년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s)에서 ‘최고의 셰프: 그레이트 레이크(Best Chef: Great Lakes)’ 부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최고의 셰프는 단지 요리 실력뿐 아니라 사람을 돌보는 리더십에서도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코델리아’는 개점 이후 클리블랜드 도심의 대표적인 식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며, 유명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치미노와 와츠는 클리블랜드 Hingetown 지역의 옛 Alea 공간에 자매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Cook&Chef / 이준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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