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먹는 수산물’의 가치, 고르는 법·보관법까지 한 번에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멸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생선 중 하나다. 볶으면 반찬이 되고, 국물의 바탕이 되고, 젓갈로 감칠맛을 더한다. 너무 익숙해서 ‘늘 있던 재료’로 취급되지만, 멸치는 생각보다 ‘영양의 밀도’가 높은 식재료다. 뼈째 먹는 생선이라는 특성 덕분에 칼슘 섭취의 문턱을 낮추고, 작은 몸집 안에 지방산과 비타민, 미네랄을 촘촘히 담아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멸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거창한 보양식이 아니라, 매일의 식사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수 있는 ‘생활형 건강 수산물’이라는 점이다. 성장기 아이의 뼈와 두뇌, 중장년의 골밀도와 혈관, 노년의 근력과 회복까지 다독이는 멸치는 가족 구성원이 달라도 쓰임새가 분명한 재료다.
칼슘의 왕, 그러나 진짜 강점은 ‘함께 들어 있는 것들’
멸치의 대표 효능을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칼슘이다. 특히 뼈째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칼슘은 음식으로 섭취해도 흡수가 쉽지 않은 영양소로 알려져 있는데, 멸치는 칼슘 자체의 양이 많을 뿐 아니라 ‘식사에 자연스럽게 반복 투입’되기 좋다. 매일 국물로 쓰거나 밑반찬으로 한두 번만 곁들여도 섭취 빈도가 올라가고, 이 반복이 장기적으로는 골밀도 관리에 유리한 습관이 된다.
여기서 멸치의 진짜 강점은 칼슘만이 아니다. 멸치에는 성장기 두뇌 발달에 연관되는 지방산(EPA·DHA)과 비타민 B군, 비타민 D, 각종 무기질이 함께 들어 있다. 칼슘이 뼈의 재료라면, 비타민 D는 흡수와 이용을 돕는 축에 가깝고, 오메가-3 계열 지방산은 혈관과 뇌의 건강 신호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논의된다. 한 가지 영양소만으로 건강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에, 멸치는 ‘패키지형’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재료인 셈이다.
또 하나, 멸치가 국물 맛을 깊게 만드는 이유로 자주 언급되는 감칠맛 성분(아미노산 계열)은 단지 미각의 문제가 아니다. 국물의 만족도가 올라가면 과도한 소금이나 조미료 사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째로 먹을수록 좋아지는 이유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고 쓰는 경우가 많다. 깔끔한 맛을 위해서다. 하지만 멸치는 통째로 섭취했을 때 미량 영양소를 더 폭넓게 가져갈 수 있다. 즉, 멸치는 ‘손질을 줄이면’ 영양은 늘어나는 특이한 식재료다. 다만 이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조리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국물용이라면 비리거나 씁쓸한 맛을 줄이기 위해 내장을 덜어내는 방식이 실용적이고, 볶음이나 주먹밥처럼 반찬으로 먹을 때는 뼈째 먹는 장점을 살려 통째 섭취에 가까운 조리가 어울린다.
주의할 점도 분명하다. 멸치는 가공 과정에서 소금이 사용되기 쉬워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다. 짠맛이 강한 멸치일수록 원물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가공으로 보완했을 가능성이 있다. 혈압에 민감하거나 염분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저염 멸치’ 선택이 유리하고, 섭취량 역시 습관적으로 과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퓨린 함량과 관련해 통풍이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은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좋은 멸치를 고르는 법과 보관법
멸치는 작지만 상태 차이가 맛을 크게 좌우한다. 좋은 멸치를 고를 때는 표면에 손상된 부분이 적고, 비늘이 비교적 잘 붙어 있는지 살피는 것이 기본이다. 지나치게 바싹 말라 부서지기 쉬운 것,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색은 용도에 따라 다르게 보되, 공통적으로 윤기가 과하게 돌고 붉거나 검게 변색된 느낌이 강한 것은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관은 더 중요하다. 멸치는 공기 중 수분을 쉽게 흡수해 맛과 형태가 변하고, 곰팡이도 생기기 쉽다. 냉장이나 실온보다, 공기에 닿지 않도록 밀봉해 냉동 보관하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사용할 때는 해동을 오래 하지 말고 필요한 만큼 바로 꺼내 조리하는 편이 비린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멸치는 ‘사두면 끝’이 아니라 ‘보관을 잘하면 절반은 성공’인 식재료다.
멸치는 매일 쓰는 재료라서, 매일 건강을 바꿀 수 있는 재료다. 칼슘을 채우고, 오메가-3와 미네랄로 균형을 더하며, 감칠맛으로 식탁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거창한 보양식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생활의 반복이다. 국물 한 번, 반찬 한 접시, 주먹밥 한 끼의 작은 선택이 쌓일 때, 멸치는 ‘칼슘의 왕’이라는 별명보다 더 큰 역할을 해낸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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