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비가 내리는 흐린 날이면 유독 따뜻한국물이 떠오른다. 속을 천천히 데워주고, 면을 후루룩 넘기는 순간 위안을 받는 느낌이다. 서울 연남동의 일본 라멘집 ‘사루카메’는 이런 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다. 사루카메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4·2025에 연이어 이름을 올렸다. ‘미쉐린’ 때문에 찾았다가 ‘인생 라멘집’으로 정착하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꽃게바지락라멘. 사진=[사루카메 SNS]
미쉐린 가이드는 “사루카메는 2대째 혼마 히로토 셰프가 운영하고 있으며 혼마 히로토 셰프는 단순히 가게 이름만 계승한 것이 아니라, 1대 셰프의 레시피를 보존하는 한편 그간 쌓아온 경험을 더해 사루카메만의 라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라멘의 맛에 전통과 창작의 맛을 동시에 추구하며 ‘고유의 라멘 브랜드’ 자체를 만들어가는 점 역시 선정 이유로 언급했다.
사루카메의 대표 메뉴는 ‘명물 바지락 라멘’이다. 바지락·백합 등 조개육수에 일본식 간장(쇼유)을 더한 국물은 짭조름함과 감칠맛의 균형이 뛰어나다. 시네마현산 간장을 중심으로 한 달콤짭조름한 맛과 바지락의 감칠맛의 육수가 특징인 쇼유라멘으로 묵직한 국물의 돈코츠라멘이나 바지락칼국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토핑은 얇고 부드러운 차슈, 파채, 김, 조개, 반숙달걀 등이 정갈하게 올라가는데, 차슈는 무척 부드럽고 얇은 덕분에 입안에 착 감긴다. 오너셰프가 자가제면하는 면은 입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탄력이 좋고, 씹을수록 식감이 살아 있다.
좀 더 담백한 맛을 원하면, 일본 현지의 수제 국물맛을 그대로 맛보고 싶다면 클리어 니보시(멸치)라멘이 좋은 선택이다. 국물을 천천히 우려낸 뒤 숙성해 감칠맛을 올렸기에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될만한 일본 라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물 맛이 깔끔해 조개 육수와 간장 풍미의 바지락 라멘보다 부드럽게 다가온다.
한정 메뉴도 인기다. 꽃게를 튀겨 올린 ‘꽃게 바지락 라멘’은 런치·디너 각 10그릇 한정으로, 바지락 육수에 꽃게를 넣어 하루 숙성한 진한 쇼유 베이스가 특징이다. 바지락이 산처럼 높이 쌓여 있고 한번 튀긴 꽃게가 올려져 있어 그야말로 비주얼에 압도당한다. 풍부한 해산물과 차슈가 풍미 가득하며, 파채가 듬뿍 올려져 있어 뒷맛이 개운하다.
그밖에 참깨 풍미를 강조한 파이코 탄탄멘, 농후 탄탄멘 역시 디너 타임 한정 메뉴다. 사이드 메뉴의 만족도도 높다. 토치로 불향을 입힌 차슈를 얹은 스태미너동(차슈동)은 든든하고 간단하지만 완성도 높은 한 그릇이다. 최근에는 신선한 가리비를 올리고 동물성 성분이 무첨가된 애니멀 프리 라멘도 선보여 선택지를 넓혔다. 가벼운 라멘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사루카메 연남동 본점은 우드톤 인테리어의 아담한 공간으로 바 테이블 중심이다. 조리 과정이 그대로 보여 셰프의 손길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워크인은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어 캐치테이블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을 권한다. 더현대서울에도 ‘사루카메+니시노도쿄’란 이름으로 새롭게 입점했으며, 사루카메 연남점 인근에 우동 전문점 ‘츠루카메’을 오픈하는 등 접근성이 높아졌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며, 오후 3시~5시 30분은 브레이크 타임이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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