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온도, 시간을 부채로 다스리는 장어장인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부산의 대표적인 ‘미쉐린 맛집’으로 불리는 곳 중에 장어덮밥 전문점이 있다. ‘동경밥상’이 바로 그곳으로 이곳은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2024년과 2025년 연속 선정되며 부산을 대표하는 장어요리 전문점으로 이름을 알렸다.
동경밥상은 최근 더욱 화제에 올라 부산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필수로 찾는 곳이 됐다. 화제의 중심에는 ‘부채도사’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김태우 셰프가 있다.
김태우 셰프는 최근 ‘흑백요리사’ 시즌2 방송을 통해 화로 앞에서 부채로 불과 온도, 시간을 조율하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장어를 굽는 과정에서 유려한 부채질로 굽기를 조절하는 방식은 그의 조리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20여 년 전 신라호텔 팔선에서 요리를 시작해 일본 도쿄의 전통 민물장어 전문점에서 수련하며 정통 장어 조리법을 익혔다. 25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노포에서 배운 방식은 동경밥상의 메뉴 전반에 녹아 있다.
동경밥상의 주재료는 신선한 자포니카종 민물장어다. 장어는 당일 손질을 원칙으로 하며, 메뉴에 따라 조리 방식이 나뉜다. 대표 메뉴는 도쿄식 장어덮밥 ‘우나쥬’와 나고야식 ‘히츠마부시’다. 우나쥬는 초벌구이 후 찜 과정을 거쳐 다시 구워내는 방식으로,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반면 히츠마부시는 초벌 후 재벌구이를 통해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단계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다.
미쉐린 가이드는 동경밥상에 대해 “정통성 있는 레시피를 존중하면서도 디테일하게 자신만의 맛을 더해 요리에 대한 신뢰를 준다”고 평가했다. 두툼한 장어의 풍미, 과하지 않은 타래 소스, 최근 도정을 원칙으로 한 윤기 있는 쌀밥의 조화가 인상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매장에 들어서면 우드톤을 중심으로 한 정갈한 일본식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대비되는 차분한 공간으로, 전체적으로 마치 여행을 온 느낌을 준다.
우나쥬를 주문하면 샐러드, 장국, 생강과 절임류, 김, 산초가루가 함께 제공된다. 윤기 나는 장어가 쥬바코(찬합상자)에 담겨 나오는데, 밥과 함께 한 수저 떠먹으면 살이 부드럽게 풀리며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녹는다. 껍질은 쫀득하고 속살은 뼈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다. 산초가루를 더하면 풍미가 또렷해지고, 와사비와 함께 김에 싸 먹으면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한 마리가 제공되는 ‘상’과 한 마리 반 ‘특상’ 중 선택 가능하다.
식사 중간에는 가쓰오부시로 우린 국물이 제공돼 오차츠케로 마무리할 수 있다. 밥알이 국물을 머금으며 촉촉해지고, 장어의 기름진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우유 푸딩은 과하지 않은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입안이 상큼해진다.
히츠마부시는 히츠라는 그릇에 담겨 나온다. 밥과 장어 본연의 맛을 먼저 즐긴 뒤 파와 깨, 와사비를 곁들이고 김에 싸먹거나 오차츠케와 함께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등 단계별로 맛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보다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우나돈도 선택지다. 우나돈은 돈부리에 담아낸 장어덮밥으로 민물장어 양이 우나쥬보다는 적은 편이다. 우나돈 역시 식사 후 수제 우유 푸딩이 제공된다.
전반적으로 “일본에서 맛본 장어덮밥보다 더 인상적이고 맛있다”, “큼직한 장어의 식감, 쫀득하고 촉촉한 질감, 비린맛 없이 고소함까지 모든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후기가 많다.
동경밥상은 장어덮밥이라는 메뉴에서 불과 바람을 다루는 셰프의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부산 광안리 본점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3시~5시 30분은 브레이크타임이다. 제주 애월 지점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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