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부산 광안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순간 발걸음이 멈춘다. 낮은 조명 아래 붉은 간판이 이국적으로 빛나고, 유리 너머로 보이는 진한 색감의 내부는 부산이 아닌 방콕의 밤거리를 연상시킨다. ‘피리피리’ 문을 여는 순간,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태국 여행이 시작된다.
피리피리는 미쉐린 가이드 2024·2025 부산 빕구르망에 연속 선정된, 부산 유일의 타이 푸드 빕구르망 레스토랑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투박한 외관이 오히려 태국 골목 식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며, “태국 고유의 맛을 바탕으로 로컬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요리가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피리피리는 오너 셰프 백영수가 2022년부터 지켜온 공간이다. 단순히 ‘태국풍’을 차용한 식당이 아니라, 향신료의 결, 소스의 농도, 불의 사용까지 태국 현지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대표 메뉴는 단연 ‘푸팟퐁 커리’다. 바삭하게 튀긴 게와 부드러운 커리 소스가 어우러져, 흰밥을 부르는 힘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언급했듯 “흰밥에 곁들이기 좋은” 메뉴다. 똠얌 수프 역시 인상적이다. 신맛과 매콤함이 또렷하면서도 과하지 않다. 이 똠얌을 볶음밥으로 풀어낸 ‘카오팟 똠얌’은 인상적인 국물 맛을 밥으로 옮긴 별미다.
태국식 매운 쌀국수 ‘꾸웨이띠여우 펫’은 불향과 고추의 열기가 직관적으로 전해지는 한 그릇이다. 여기에 태국식 매운 닭다리살 튀김 ‘까이텃’, 부드러운 족발과 밥이 어우러진 ‘카오카무’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새우 팟타이는 달콤짭짤한 소스에 새우의 식감이 살아 있고, ‘팟 카파오 무’는 다진 돼지고기와 바질,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태국 특유의 달고 짜고 매운 맛을 직관적으로 전한다. 똠얌꿍, 그린커리, 카오팟 똠얌 같은 국물 요리들은 허브와 향신료가 잘 살아있다. “태국보다 더 태국 같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공간은 아담해 여러 메뉴를 주문하면 테이블이 꽉 차고 웨이팅이 잦은 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특유의 낭만이 있다고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태국 맥주와 위스키, 혹은 라임을 곁들인 태국식 하이볼이 준비돼 있어 주류를 곁들이기에도 좋다.
피리피리에서의 이국적인 밤은 부산에 있으면서도, 분명 태국으로 건너간 듯한 시간을 선사한다. 피리피리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영업하며, 화요일은 휴무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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