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정서윤 기자] 요즘 소비자는 더 이상 “맛있다”는 말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고르게 만들고, 나누게 만들고, 말하게 만드는 구조에 반응한다. 흑과 백, A와 B,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댓글 투표와 밈으로 확장되는 이런 방식은 음식과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 흐름은 단순한 마케팅 기법이 아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정답’보다 입장을 고르는 경험에 더 큰 재미를 느낀다. 무엇이 더 맛있는가보다, 내가 어느 편인가를 말하고 공유하는 일이 하나의 놀이가 된 셈이다. 음식 역시 이제 먹기 전부터 콘텐츠가 된다.
이 지점에서 눈길을 끄는 협업이 등장했다. 공차코리아가 선택한 파트너는 윤남노 셰프다. 그는 요리 실력만으로 기억되는 인물이 아니다. 극단적인 대비, 판단의 순간, 선택의 결과가 서사로 남는 요리 서바이벌을 통해 ‘결정의 아이콘’으로 인식돼 왔다. 흑과 백이라는 구도가 그에게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이유다.
공차가 이 콘셉트를 선택한 배경도 명확하다. 공차는 오래전부터 취향을 고르는 브랜드였다. 당도, 얼음, 토핑까지 세세하게 선택하는 구조는 공차의 핵심 경험이다. 흑임자와 소금이라는 극단적으로 다른 재료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시도는 새로운 실험이라기보다, 공차가 가장 잘하는 방식을 확장한 결과에 가깝다.
이번에 선보이는 ‘흑백밀크티’ 시리즈는 말 그대로 취향 대결이다. 흑 라인은 흑임자의 고소함과 깊은 풍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흑임자 밀크티에 펄을 더한 메뉴와 흑임자 크림 커피는 묵직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반면 백 라인은 소금 크림을 활용해 담백하고 깔끔한 인상을 강조한다. 소금 밀크티와 소금 얼그레이 크림 커피는 단짠의 균형과 산뜻한 마무리가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메뉴들이 단순히 ‘신기한 조합’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차는 출시 전부터 댓글 투표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흑과 백의 대결 구도를 먼저 던졌다. 소비자는 음료를 마시기 전에 이미 편을 고른다. 마시는 행위는 그 선택을 확인하는 과정이 된다.
출시일에 공개되는 메인 영상 역시 같은 맥락이다. 윤남노 셰프가 흑과 백을 상징하는 두 캐릭터로 등장해 메뉴를 설명하는 방식은, 제품 소개라기보다 하나의 짧은 콘텐츠에 가깝다. 공차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떻게 선택하게 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 셈이다.
이런 방식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흑이 더 많이 팔릴지, 백이 더 오래 살아남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말하고, 비교하고, 공유하게 만드는 장이 열렸다는 점이다. 흑백밀크티는 그래서 신메뉴이기 이전에 하나의 질문이다.
당신은 고소한 흑인가, 담백한 백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이미 공차의 실험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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