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생산량 90%를 한국이 소비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쫄깃한 식감에 매콤새콤한 양념을 더한 골뱅이무침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술안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영양 분석과 식문화 트렌드를 들여다보면 골뱅이는 단순한 안주를 넘어 건강식품에 가까운 가치를 지닌 재료다. 낮은 열량과 높은 단백질, 타우린·콘드로이틴 같은 기능성 성분까지 갖춰 다이어트·관절·피부·심혈관 관리에 두루 도움이 되는 ‘바다의 종합영양 식품’으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렇게 골뱅이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나라가 거의 한국뿐이라는 점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골뱅이 생산량의 90% 이상을 한국이 소비한다. 영국과 아일랜드 어부들 사이에서 “잡히는 골뱅이는 대부분 한국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가까운 식재료인 만큼, 골뱅이가 우리 몸에 어떤 이점을 주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닭가슴살 못지않은 고단백·저칼로리 식품
다이어트 측면에서 본 골뱅이는 장점이 뚜렷하다. 100g 기준 70~80kcal 남짓한 낮은 열량에 단백질은 12g, 지방은 거의 없다. ‘고단백·저지방’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적용되는 식품이다.
해조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불포화지방산, 필수 아미노산, 칼슘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 전복보다 단백질과 칼슘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 닭가슴살과 샐러드에 지친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골뱅이는 조리 활용도도 높다. 오이·양파·채소를 넉넉히 넣은 골뱅이무침, 소면을 곁들인 골뱅이 소면, 토마토소스 기반의 골뱅이 라자냐처럼 ‘고기 일부를 대체하는 식단’으로 응용하면 포만감은 유지하면서 전체 열량은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타우린과 콘드로이틴, 피로부터 관절까지 지지하는 핵심 성분
골뱅이가 오래전부터 보양식으로 불린 이유는 기능성 성분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타우린과 콘드로이틴이다.
타우린은 피로 해소, 심근 보호, 칼슘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하며, 일본 연구에서는 교감신경 과흥분을 완화하고 동맥 경직을 줄이는 효과도 보고됐다.
콘드로이틴 황산은 연골 사이에 수분을 머금게 해 충격을 완화하는 성분이다. 마치 오래된 의자에 새 솜을 채워 넣듯, 반복되는 마찰로 약해지는 관절에 탄력과 윤활을 더해준다.
여기에 피부미용과 관련된 히스틴 계열 점액질도 주목된다. 골뱅이가 지나간 자리의 반짝이는 흔적이 바로 이 점액인데, 피부 보습·세포 활성·노화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꾸준히 먹었더니 피부가 좋아졌다”는 소비자 경험담도 적지 않다.
비타민A·E, 인·철·요오드 등 미량 영양소도 풍부해 면역력·항산화·피부 점막 유지에 기여한다. 『동의보감』에서도 골뱅이는 신(腎)·간(肝)을 보하고 정력을 돕는 식품으로 기록돼 있으며, 현대 영양학적 분석 역시 이러한 전통적 평가를 뒷받침한다.
‘술안주’에서 ‘건강 반찬’으로… 더 똑똑하게 즐기는 법
골뱅이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한 첫 단계는 조리법 선택이다. 가장 대중적인 골뱅이무침은 오이와 찰떡궁합이다. 골뱅이에 부족한 식이섬유·비타민C를 오이가 보완해주며, 아삭한 식감이 쫄깃한 골뱅이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고추장·식초·참기름·다진 마늘로 양념한 뒤 양파·오이·당근·고추를 더하면 새콤하고 매콤한 한 접시가 손쉽게 완성된다.
다만 무와 오이를 동시에 넣는 조리법은 비타민C 파괴 효소 때문에 영양 손실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한 가지 재료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골뱅이탕이나 마늘볶음 같은 따뜻한 메뉴도 추천된다. 타우린은 열에 강해 조리 과정에서 대부분 유지되며, 마늘·대파·콩나물을 더하면 해장과 피로 회복을 동시에 잡는 메뉴가 된다.
고기 대신 골뱅이 한 접시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골뱅이는 ‘매운 양념과 함께 먹는 술안주’로 기억된다. 그러나 영양 성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름진 소고기나 삼겹살 대신 선택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고단백·저칼로리 식품이다. 타우린은 피로와 심혈관 기능을 지지하고, 콘드로이틴은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며, 점액질은 피부 보습을 돕는다. 단백질·칼슘·미네랄은 전신 건강을 뒷받침한다.
오늘 저녁, 무겁게 내려앉은 관절과 피로한 몸을 달래고 싶다면 매운 안주 대신 채소를 곁들인 담백한 골뱅이 한 접시는 어떨까. 소박해 보이지만 그 한 접시가 우리 몸의 ‘움직임’을 다시 가볍게 만드는 작은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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