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 속 늘어나는 독감 환자…영양학이 다시 주목한 전통 과일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종잡을 수 없는 겨울 추위 속에서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발열과 콧물, 기침 등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아침마다 심각한 목통증에 하루의 시작이 괴롭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감기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식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배’가 다시 중요한 겨울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익숙한 과일이라는 이유로 종종 과소평가되지만, 최근 연구는 배가 호흡기와 대사 건강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호흡기 보호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제철 과일
배의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수분과 항산화 성분이다. 과육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배는 겨울철 건조한 공기로 자극받기 쉬운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감염에 대한 첫 방어막을 강화한다. 특히 루테올린 같은 플라보노이드는 기침과 가래를 줄이는 데 관여하며, 배숙이나 따뜻한 배즙이 민간요법을 넘어 실질적인 완화 효과를 가진다는 점은 여러 연구로 뒷받침되고 있다.
또한 배 껍질과 과육에 풍부한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미세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폐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보고도 있다. 난방으로 건조해지는 실내 환경과 외부 오염원이 겹치는 겨울철에는 이러한 항산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진다.
혈당·체중·장 건강까지…대사 건강을 돕는 영양 구조
배는 혈당지수(GI)가 낮아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드는 과일로 꼽힌다. 포만감이 뛰어나고 수분 함량이 높아 체중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배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 ‘펙틴’은 장내 수분을 끌어들여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유익균 증가를 도와 장 면역력을 높인다. 최근 장 건강이 전신 면역과 직결된다는 연구가 늘면서, 배의 펙틴은 단순한 소화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다만 소르비톨 성분이 민감한 사람은 복부팽만을 느낄 수 있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조리하면 효능이 배가…겨울철 식탁에서 활용도 높은 과일
배는 생과일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조리 방식에 따라 효능이 강화되는 특징이 있다. 배를 가열하면 항산화 성분 흡수율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어, 배숙·배즙·배도라지차처럼 따뜻한 형태가 호흡기 보호에 특히 효과적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배와 함께 넣는 대추·생강은 체온 유지와 면역 촉진에 도움을 주며,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하는 편이 혈당 부담을 줄인다. 요리 재료로도 널리 활용돼 고기 연육제, 소스, 샐러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좋은 배를 고를 때는 묵직하고 광택 있는 껍질, 균형 잡힌 모양이 기본이다. 수분이 많아 건조한 환경에서는 과육이 빨리 마르므로 장기 보관 시에는 종이봉투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사과와 함께 두면 사과가 내뿜는 에틸렌 가스로 부패가 빨라지므로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
겨울철 감기와 기침은 일상을 무너뜨리기 쉽다. 약과 보조제에 의존하기 전에, 제철 배 한 조각이나 따뜻한 배숙 한 그릇이 작은 변화지만 의외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늘 가까이 있었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면역력과 호흡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식품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추위가 깊어지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친숙한 겨울 과일 한 가지가 다시 힘을 발휘할 때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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