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장 민감자는 ‘섭취법’이 관건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방울양배추를 처음 마주하면 대부분 “양배추가 왜 이렇게 작아?”라는 반응부터 나온다. 그런데 이 작은 크기 안에 든 ‘영양의 밀도’를 알게 되면, 방울양배추는 더 이상 곁들임 채소가 아니라 식탁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긴다. 벨기에 브뤼셀 일대에서 재배되며 이름을 얻은 이 채소는 유럽에선 오래전부터 추운 계절을 견디는 대표적인 겨울 채소로 대접받아 왔다. 저장성이 좋아 신선한 채소가 귀한 시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겨울의 채소’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요즘 국내 마트에서 방울양배추를 자주 보게 된 건 단순 유행만은 아니다. 한 번 손질해두면 요리 동선이 빨라지고, 샐러드부터 구이·볶음·피클까지 활용도가 높다. 무엇보다 칼로리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편이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관리형 식재료’로 손꼽히기 시작했다.
작은 크기 안에 담긴 ‘방어력’
방울양배추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십자화과 채소 특유의 기능성 성분이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설포라판 계열 성분과 이소티오시아네이트 계열 성분이다. 이 성분들은 우리 몸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몸을 가볍게 관리하고 싶을 때’ 선택되는 이유가 된다. 단순히 비타민을 많이 먹는다는 차원을 넘어, 몸이 과열되거나 지치는 시기에 밸런스를 잡는 쪽으로 이야기의 결이 뻗어나간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장의 리듬이 흐트러지면 피부 컨디션과 피로감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방울양배추는 섬유질과 수분을 함께 가진 쪽에 가까워 ‘가벼운 포만감’과 ‘배변 리듬’에 동시에 도움을 주는 채소로 쓰임새가 좋다. 평소 탄수화물 양을 줄이고 싶지만 허기가 두려운 사람에게도, 한 접시 구성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칼륨, 칼슘 같은 무기질이 함께 들어 있어 나트륨 섭취가 많은 식생활에서 균형을 잡는 데 유리하다. 짠 반찬이 많은 밥상일수록 채소의 ‘미네랄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데, 방울양배추는 그 지점에서 꽤 실용적인 선택이 된다.
'익힐수록 달다'는 말의 진짜 의미
방울양배추는 생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대중적으로는 익혔을 때 매력이 더 분명해진다. 살짝만 열을 주면 특유의 쌉싸름함이 누그러지고 단맛이 올라오며, 식감은 더 촘촘하고 고소해진다. 특히 기름을 소량 곁들이는 조리법, 예컨대 올리브유나 식용유로 가볍게 볶거나 오븐에 구워내는 방식은 지용성 영양소의 체내 이용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맛있게 먹는 방식이 곧 영양을 챙기는 방식’이 되는 셈이다.
조리 포인트는 ‘짧고 빠르게’다. 너무 오래 익히면 쓴맛이 다시 올라올 수 있고, 향이 무거워질 수 있다. 씹는 맛이 살아있도록 반으로 가르거나 칼집을 살짝 내어 열이 빠르게 들어가게 하면, 식감과 풍미를 동시에 잡기 좋다. 여기에 후추·마늘·간장·굴소스처럼 향을 받쳐주는 양념을 쓰면 ‘건강식이지만 심심하지 않은’ 한 접시가 된다.
샐러드로 먹을 땐 얇게 슬라이스해 찬물에 잠깐 담갔다가 건져내면, 풋내가 줄고 아삭함이 살아난다. 피클로 담그면 저장성이 더 좋아지고, 고기 요리나 느끼한 메뉴의 곁들임으로도 훌륭하다.
방울양배추 섭취 시 ‘주의 포인트’
건강식재료일수록 ‘내 몸에 맞는 방식’이 중요하다. 방울양배추를 포함한 십자화과 채소는 체질이나 컨디션에 따라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찰 수 있다. 장이 예민한 편이라면 생으로 많이 먹기보다, 데치거나 익혀서 양을 조금씩 늘리는 편이 안전하다.
또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관련 치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장기간 반복 섭취하는 방식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생으로 갈아 마시는 형태는 ‘쉽게 많이 먹게’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열을 가하면 일부 성분의 영향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이런 경우엔 ‘익혀서 적당량’을 원칙으로 삼는 편이 현실적이다. 몸이 차가운 편이라면 차갑게 먹는 샐러드보다는 따뜻한 구이·볶음 같은 조리법이 더 편안하게 맞을 수 있다.
방울양배추는 작고 귀여운 채소로 시작하지만, 알고 보면 건강 식단의 핵심 퍼즐을 꽤 많이 채워준다. 항산화·항염 성분을 기반으로 한 ‘방어력’, 식이섬유가 주는 ‘리듬’, 그리고 조리만 잘하면 따라오는 ‘맛’까지. 결국 좋은 식재료의 조건은 거창하지 않다. 자주, 부담 없이, 맛있게.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가. 방울양배추는 그 질문에 꽤 설득력 있게 “그렇다”고 답하는 채소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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