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인삼·담양 대나무·전주 연잎 등 韓 로컬 식재료와 중식 기법의 완벽한 조화
조미옥 대표 “전통과 혁신으로 세계 무대에 한국 중식의 품격 알릴 것”
[Cook&Chef = 이경엽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중화요리 전문점의 맥을 잇는 ‘아서원1920(대표 조미옥)’이 중식의 본고장 중국에서 한국 미식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00년을 이어온 한국의 중화요리가 세계적 표준(Global Standard) 앞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나타낸 쾌거다.
아서원1920은 지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소주(苏州)에서 열린 ‘2025 중식예술세계챔피언십(The World Championship of Chinese Culinary Art)’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은상(Silver Medal)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세계 485명 셰프와의 경쟁... 국제 표준(WACS)으로 인정받은 실력
이번 대회는 세계요리사연합회(WACS)와 중국요리협회(CCA)가 공동 주최한 매머드급 국제 경연이다. 중국 36개 성(省)의 대표 셰프들은 물론,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선발된 485명의 정상급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리 기술과 창의성, 문화적 해석 능력을 겨뤘다.
단순한 요리 대결을 넘어, WACS의 엄격한 국제 표준 심사 기준이 적용되었기에 이번 수상은 한국 중식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음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5가지 요리에 담아낸 ‘장수의 미학(The Art of Longevity)’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심사위원단을 사로잡은 아서원1920의 승부수는 ‘장수의 미학’이었다. 조미옥 대표와 조리팀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몸과 마음이 조화로운 삶’을 접시 위에 구현해냈다.
특히 한국의 사계절과 로컬 식재료를 중식 고유의 조리기법인 ‘불의 예술’과 결합한 코스 요리 ‘장수 오복선(長壽 五福膳)’은 현장의 탄성을 자아냈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금산 인삼과 무농약 파를 곁들여 면역력을 강조한 ‘인삼 닭고기 냉채’ ▲담양 대나무와 죽순의 청정함을 담은 ‘대나무 새우완자탕’ ▲전주 덕진 연잎의 정화 에너지를 표현한 ‘연잎 사시완자’ 등이 있다. 또한, 디저트로는 정읍 도라지와 순창 꿀, 상주 곶감을 활용해 한국적인 단맛의 여운을 남겼다.
심사위원단은 “한국의 건강한 식재료가 중식의 화려한 기법과 만나 독창적인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며, “전통과 혁신, 건강과 맛의 균형을 완벽하게 잡아낸 수작이자 요리에 담긴 철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1,500명이 지켜본 시상식... 118년의 뚝심 통했다
대회의 피날레인 시상식 및 만찬에는 전 세계 셰프와 관계자 1,500여 명이 참석했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한국 아서원’이 호명되자 조미옥 대표와 팀원들은 환호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미옥 대표는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두 손 모아 기도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이번 수상은 혼자의 힘이 아니라 멘토인 김영갑 교수님을 비롯해, 묵묵히 함께 땀 흘린 팀원들과 아서원을 믿어주신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소공동’에서 ‘세계’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100년 가게
1907년 서울 소공동에서 태동해 대한민국 중식의 기틀을 마련한 아서원은 현재 전주를 거점으로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정성과 시간’이라는 조리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로컬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며, 건강한 한중식(韓中食) 문화를 선도하는 프리미엄 다이닝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조미옥 대표는 “이번 대회는 아서원1920이 ‘한국의 중식’을 넘어 ‘세계의 중식’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앞으로도 118년을 이어온 장인의 정신으로 음식에 생명과 철학을 담아내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아서원1920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로벌 셰프 네트워크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의 미식을 세계에 알리는 ‘K-푸드 외교관’으로서의 행보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주를 거점으로 성장해온 100년 가게의 맛이 이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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